가수 별, 방송인 하하 부부가 바람직한 선의의 경쟁의 예를 보여줬다. 별은 KBS 2TV ‘불후의 명곡’, 하하는 MBC ‘무한도전’을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지난 2일 방송된 '불후의 명곡‘의 ’KBS와 함께하는 희망찬가‘ 특집에는 별이 출연했다. 결혼과 출산 이후 방송이나 음악 활동이 뜸했던 그이기에 많은 이들 역시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별 역시 오랜만의 방송에 즐거운 듯 연신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결혼 직전에 나온 방송이 ‘불후의 명곡’이었다”라며 “그 후로 아내와 엄마로 3년을 보냈는데 이렇게 돌아와서 기분이 좋다. 승부에는 진짜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별은 패티김의 ‘이별’을 선곡했다. 역시 오랜만에 관중 앞에 서는 것이 긴장되는 듯 두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던 별은 노래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3년 전 우리가 알던 가수 별로 돌아왔다. 애절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관객들 역시 몰입한 듯 박수를 보냈다.
무대를 마친 별은 “오늘은 하하가 안 왔다”라는 MC 신동엽의 말에 “이번에는 안 왔다. 자기가 너무 마누라쟁이로 보일까봐 걱정하더라“라며 ”하지만 문자로 응원해주고, 아까 통화도 했다“고 답해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심수봉의 ‘비나리’를 선곡, 명불허전 안방마님다운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관객과 가수들을 눈물짓게 만든 알리의 저력을 이기지 못하고 패했지만,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듯 표정만은 밝았다.
그렇다면 이 순간 하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하하는 ‘불후의 명곡’과 동시간대 방송되는 ‘무한도전’에서 추격전에 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경찰과의 추격 끝에 검거된 그는 끄나풀로 변신해 유재석과 광희의 검거를 적극 도왔다. 얄미우면서도 지능적인 하하의 모습은 언제나 그랬듯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하하와 별 부부는 우연히 동시간대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눈길을 끌었다. 본의 아니게 경쟁자가 됐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바람직한 선의의 경쟁의 본보기가 됐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가수로, 방송인으로 본업에 충실하며 관중들에게,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물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