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의 탄생이었다. 광희가 심판대에서 훨훨 날았다. ‘무한도전’의 요지라고 불리는 추격전에서 맹활약하며 ‘무도 팬’들의 호감을 확실하게 산 것.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전은 물론 심리전에서도 강한 모습으로 경찰을 따돌리는 등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 못지않은 임팩트를 선사했다.
이제 광희를 향한 의심의 시선은 거둬도 될 거 같은 분위기. 그의 이 같은 활약은 ‘그 녀석’ 노홍철의 빈자리를 채우기 충분했다. ‘무도’가 추격전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우려된 부분이 바로 노홍철의 공백. 매번 추격전 때마다 뒤통수를 사기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반전을 선사하며 재미를 극대화 시킨 그였기에, 그가 빠진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추격전에 우려가 섞였던 것이 사실이다.
광희가 이를 완벽하게 씻어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공개수배’에서는 막내 광희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여러 가지 죄를 지은 ‘무도’ 멤버들이 실제 형사들에게 쫓는 추격전이 진행됐는데 광희가 주인공급 활얄을 펼치며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날 투혼을 발휘해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 인상적. 광희는 진지한 태도로 있는 힘을 다해 도주했고, 결국 개인 카메라 감독까지 그를 놓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희는 하수처리장 시설에서 형사를 피해 은신해 있다가 창문을 통해 건물로 들어갔다. 하지만 카메라 감독은 따라오지 못하고 건물을 돌아서 그를 찾다가 결국 놓치고 말았다. 이후 광희는 지나가던 레미콘을 얻어 타고 도주했고, 카메라 감독은 문자를 보내 다시 광희를 따라갔다.
광희가 반짝하고 빛난 장면은 하하와 검거 위기에 처했을 당시다. 두 사람은 이동 중 전철에서 팬과 찍은 사진으로 하수시설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됐는데, 이 상황에서 광희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 하하를 배신하고 홀로 행보에 나선다. 직후 하하는 검거됐고, 광희는 필사적으로 도주한다.
이 과정이 흥미롭다. 광희는 미친 듯이 달려 형사들의 포위망을 벗어나는데, 필사적으로 물가로 뛰어 들어 온 몸이 젖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좁은 창문 틈을 넘는데도 서슴없었다. 추운 날씨에 빗속에 떨면서도 힘들어하는 내색 한번 조차 없었다. 오히려 필사적으로 형사들을 피하며 본분에 충실했다.
유재석이 검거되는 순간에도 광희는 현장에서 한 차례 더 형사들에게서 도주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앞서 유재석과 만들어놓은 암구호호 형사들의 추적을 피하는 용의주도함까지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전략은 탁월했다. 최종 목적지인 헬기장에서 형사들을 마주할 것을 예상한 광희는 지나가던 시민과 옷을 바꿔 입고 형사들을 혼란시키기 위한 준비를 한 것. 결국 헬기 내에서 잠복하고 있던 형사에게 검거돼 아쉬움을 샀지만.
이날 광희는 누구보다 빛났다. 진지한 태도로 몸을 날렸고, 머리를 써가며 긴박감 넘치는 다양한 장면들을 혼자서 만들어 냈다. 제대로 합격점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무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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