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가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순항 중이다. 매 시즌마다 아마추어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가진 참가자들이 대거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것. 그리고 3명의 심사위원은 'K팝스타'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어주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시즌1부터 5년째 함께 해온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과 시즌3부터 합류한 안테나뮤직의 유희열이 들려주는 각기 다른 느낌의 심사평과 이들끼리의 쫄깃한 호흡은 보면 볼수록 재미있고, 때로는 가슴 뭉클한 감동까지 안겨준다.
- 양현석 심사위원이 2라운드에서 정진우 군에게 굉장히 싸늘하게 심사평을 해 놀라기도 했다.
"정진우 군에 대해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하고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가능성을 정말 많이 보고 있다."
- 엄청난 호평 후 그렇게 혹평을 받게 되면 참가자들이 극도로 의기소침해지지는 않나.
"5번째 시즌을 하다 보니 정말 잘하는 사람도 갈수록 기대치가 높아지다 보니 언젠가 한 번은 벽에 부딪히게 되는 것 같다. 그게 언제이냐가 되게 중요하다. 사람인지라 조금은 의기소침해하고 힘들어도 하지만 그거 한 번 겪고 나면 예방주사 맞은 것처럼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정진우 군 역시 이수정과의 듀엣 무대에서 다시 극찬을 받았지 않나."
- 3회에서 양현석 심사위원이 이시은 양에게 "자식이 행복한 모습을 봤을 때 부모가 가장 행복하다. 다음 라운드에서는 시은 양이 행복해지는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는 심사평을 했는데, 참 감동적이었다.
"양현석 씨만 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 담긴 심사평이 있다. 그 때 양현석 씨가 '엄마가 언제 가장 행복한지 아냐"고 물어보던 순간, 스튜디오에 있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전부 답을 알았다. 양현석 씨도 '이건 되게 쉬운 질문인데'라고 했는데, 저 또한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당연히 자식이 행복할 때지'라고 했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심사평이 이번 시즌 가장 좋았던 심사평으로 꼽고 싶다."
- 우예린 양의 '어항'을 들은 박진영 심사위원의 심사평 역시 인상적이었다.
"저희가 지향하는 부분이 바로 이 것이다. 아무도 몰라주는 것을 박진영 씨가 알아주는 상황, 또 캐치를 못했다고 쿨하게 인정을 하는 유희열 씨, 노래에서 한 발짝 넓은 곳으로 나가 통찰력 있는 멘트를 해주는 양현석 씨. 저희는 다름의 가치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그 부분과 잘 맞닿아 있어서 의미가 깊었다. 심사위원들과 사석에서 얘기를 했던 부분은 '지금 너무 몰개성의 시대에 있는 것 아니냐'였다. 지금은 뭔가 다른 것을 한다는 것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래 외적으로도 너무 획일화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우예린 양이 좋은 예가 됐던 것 같다."
- 박진영 심사위원과 같은 경우, JYP라는 대형기획사의 수장이기 때문에 많은 가수와 연습생을 봐왔을텐데 늘 그렇게 새로운 인물을 만났을 때 들뜨게 되는 것이 신기하다. 좋아하는 것을 감추지 않을 뿐더러 눈물까지 흘리지 않았나.
"그 무대가 주는 감동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본인이 노래를 하고, 전 세계의 잘하는 분들을 찾아서 배우러 다니기도 했고 지금도 음악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자신이 겪어왔던 과정에서 힘들었던 부분을 그냥 해내는 친구들을 보면 그냥 흥분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친구(참가자)가 가수로서 기획사에 들어와 대박이 나는 것을 떠나 그냥 내 옆에서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영입을 하고 싶다'는 말도 한다. 그 정도로 듣는 것만으로도 좋아한다. 물론 JYP의 수장과 'K팝스타'의 심사위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은 다를 수 있다. JYP의 수장일 때는 무대 성공 가능성까지 많이 염두에 둬야겠지만, 이 곳에서는 이 사람의 음악과 완성도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다. 자극과 힐링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
- 반대로 심사위원들이 앞 무대에 대해 극찬을 하고 엄청난 리액션을 했을 때,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다른 참가자들은 부담이 되고 가끔은 서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리액션이 그 사람의 좋은 무대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능성이다. 다른 참가자가 또 다른 좋은 무대를 보여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편애 모드가 된다. 예를 들어 무대공포증이 있는 주미연 양도 1라운드에서는 그렇게 사랑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2라운드에서 좋은 무대를 보여주니까 다들 그렇게 극찬을 하더라."
- 세 심사위원들은 평소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쉴새없이 수다를 떤다. 세 분 모두 비슷하다. 양현석 씨도 굉장히 웃긴다. 박진영 씨가 '이 형이 얼마나 웃긴지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냉소적인 유머가 있으시다. 빵 터져서 데굴데굴 구르게 만든다. 다들 완전 개구쟁이들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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