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성시경이 유독 빛나던 시간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1.03 08: 52

역시 가수는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났다.
오랜만에 가수로 무대에 선 성시경은 역시 무대가 가장 잘 어울렸다. 물론 방송에서도 그의 입담은 예능인을 능가할 정도로 재치 있다. 워낙 말 잘하기로 알려진 만큼 그와 잘 맞는 예능을 만난다면 예능에서의 활약도 대단하다. 하지만 역시 성시경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는 가수였다.
성시경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 '마지막하루'를 진행했다. 매년 하는 연말콘서트였지만,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성시경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올랐다는 점. 무릎 인대 파열로 6주 진단을 받은 후, 2주째 무대에 올라 3시간 동안 이어진 이틀의 공연을 무사히 해낸 그다.

앞서 성시경은 지난달 26일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도 MC를 맡아 깔끔한 진행으로 호평받았다. 당시에도 부상의 정도가 심했지만, 큰 고통 속에서도 내색 없이 매끄럽게 시상식을 진행했다.
시상식 무대에 서는 것도 힘들었을 테지만 사실 공연은 큰마음을 먹고 진행해야 했다. 가수 성시경의 타이틀을 걸고 하는 단독콘서트인 만큼 온전히 그가 무대를 채워야했다. 성시경은 발라드 가수지만 사실 그의 공연은 꽤 역동적으로 진행돼 오기도 했다. 그는 콘서트에서 "평생 처음,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공연을 해야겠다"라고 농담처럼 말하면서 최선을 다해 무대를 꾸며갔다. 진심을 다해 노래했고, 지팡이를 짚고 무대를 누볐다.
물론 부상 때문에 그가 애초에 계획했던 콘서트와는 다소 다른 진행이 됐을 수도 있지만, 2015년 성시경의 연말콘서트는 확실히 그에게도, 팬들에게도 잊힐 수 없는 순간이었다. '지팡이 투혼'을 발휘하며 노래를 온 마음으로 부르고, 무대를 누빈 성시경의 마음은 관객들에게 더 세심하게 와 닿았다. 노래에 더 집중하게 만들며, 그의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그의 손에 들린 지팡이 때문에 팬들이 노래에 집중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귀여운 안무까지 따라서 추던 성시경이다. 부상 속에 어떻게 해서든 팬들과의 약속인 콘서트를 진행한 것도 대단하지만, 성시경이 더욱 빛났던 것은 걷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콘서트를 찾아준 관객들과 인사하려 객석에 내려갔던 순간이었다.
성시경은 공연 내내 돌출무대를 활용하면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한명 한명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했다. 결국 마지막에는 2층 객석의 관객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직접 객석으로 내려갔다. 사실 무대 위에서 걷기도 힘든 상황에 연이어 이틀 동안 3시간의 공연을 해내면서, 또 관객들을 위해 배려와 고마움에 대한 인사까지 잊지 않은 것. 부상이라고 절대 허투루 넘어가지 않은 성시경이었다. /seon@osen.co.kr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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