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 장난스런 추격전에 담긴 진짜 의도 '공익성'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03 10: 30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추격전인 ‘공개 수배’ 특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장난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 어떤 공익 캠페인보다 강렬한 교훈을 남겼다. 바로 공공 질서와 안녕을 위해 지금 이 순간도 분투하는 형사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중요하다는 것. 예능이기 때문에 재미를 위해 친근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형사들이 마지막 인사로 제보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꽤나 깊게 들어왔다.
지난 2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광희가 부산 경찰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무도 공개 수배’ 특집의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됐다. 신출귀몰한 도주 실력을 보였던 유재석과 광희가 차례대로 붙잡히며 경찰들의 승리로 끝난 이날의 추격전은 실제 경찰들이 함께 한 만큼 박진감 넘치는 구성이 됐다.
멤버들간의 지략 싸움, 실제 형사들인만큼 집요하고 체계적인 추격, 무조건 열심히 노력해서 기대 이상의 도주 실력으로 추격전의 재미를 높인 광희의 활약이 곁들어지며 ‘역대급 추격전’이라는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무엇보다도 근무가 아닌 휴일에 시간을 쓴 형사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추격전이었다. 평소보다는 근엄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왔던 형사들은 멤버들을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긴장감을 높였다. 범인들을 쫓고 압박하며, 회유하는 실전 경험들을 활용해 노련하게 남은 유재석과 광희를 잡는데 성공한 것.

2주 동안 방송된 1탄과 2탄이 그동안 추격전의 경험을 살려 경찰들의 추격을 피한 멤버들의 도주가 흥미롭게 펼쳐졌다면, 3탄은 범인 잡는데 전문가인 이들의 맹활약이 긴장감과 재미를 형성했다. 휴대 전화 통화 기록만 활용하고 장난갑 수갑을 채우게 하는 등 제작진이 다소 멤버들에게 유리한 장치를 만들었지만 형사들은 형사들이었다. 무시무시한 직감과 범인을 잡겠다는 강렬한 의지, 그리고 능수능란한 회유로 굴비 엮듯 멤버들을 하나하나 잡았고 부산 탈출을 막으며 승리를 일궈냈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였다. 제작진이 트위터를 통해 멤버들의 모습을 공개하며 제보를 독려했고, 멤버들은 아무리 변장을 해도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멤버들의 변화된 모습과 현재 위치 파악은 SNS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형사들은 범죄 악용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적 기법을 완벽하게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이 때론 멤버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도 하며 다소 허당인 것처럼 귀여운 매력을 보여줬지만, 이번 특집을 통해 명백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었다. 형사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그리고 이들의 깊은 사명감까지 느낄 수 있는 방송이었다.
방송 말미에 한 달 중에 27일 정도를 집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범인을 잡겠다는 투철한 의지로 버티는 이들의 고생이 전해졌다. 그리고 피해자가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잡겠다고 말하는 한 형사의 말은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아울러 시민들의 제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제보를 독려했다. 이미 이번 특집에서 멤버들을 잡는데 결정적인 실마리는 SNS 제보에서 나왔기에 시청자들은 제보를 당부하는 형사들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공익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도 이를 강요하지 않고 저절로 깨닫게 만드는 ‘무한도전’은 큰 웃음과 쫄깃한 긴장감을 만든 ‘무도 공개수배’ 특집에서도 뼈저린 교훈을 남겼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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