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셜록', 영화관 가서 멘붕 겪지 않으려면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1.03 11: 27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 소설 주인공인 셜록 홈즈는 지금껏 가장 많이 영화화된 캐릭터 중 하나다. 삐딱하고 냉철한 천재와 그를 돕는 따뜻한 성품의 의사, 그리고 이들의 우정은 물론 흥미진진한 사건들까지 전 세계의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활자를 더듬어 상상할 수밖에 없던 인물과 이야기들은 이내 은막 위에서 다시 펼쳐졌다.
지난 2일 개봉한 ‘셜록 : 유령신부’(이하 유령신부) 역시 이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유령신부’는 2010년 첫 선을 보인 후 세계의 셜로키언 혹은 홈지언들(셜록 홈즈 및 관련 창작물의 열성팬)을 열광케 한 BBC 드라마의 크리스마스 스페셜이다. 특히 지난 2014년 1월 시즌3가 끝난 뒤 약 2년 만에 공개된 프로그램인지라 더욱 기대를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과 동시에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령신부’는 진짜 코난 도일의 시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활약하는 셜록 홈즈(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와 존 왓슨(마틴 프리먼 분)의 이야기다. 현대를 배경으로 재해석된 홈즈와 왓슨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던 드라마 팬들에게는 고전적 분위기도 반가웠을 터다.

원제는 ‘가증스러운 신부(The Abominable Bride)’지만 ‘유령신부’로 수정된 제목도 어울릴 만큼 소재를 시의적절하게 풀어내기도 했다. 이 에피소드는 최근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한 이슈를 되짚으며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시리즈 내부 주요 인물에 대한 복선으로 작용한다. 
또 ‘셜록 홈즈’ 원작에서 죽음을 의미하는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이 등장한다거나, 몸은 뚱뚱하지만 눈빛만은 날카로운 셜록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소설 속 묘사 그대로 재현돼니 팬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드라마의 오랜 팬들을 위한 깨알 개그는 물론 해당 시리즈의 작가 겸 제작자인 스티븐 모팻과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 시작과 끝에 공개되며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러나 ‘셜록 홈즈’ 원작이나 드라마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 스페셜에 매력을 느끼기는 다소 힘들 듯하다. 가이 리치의 영화 ‘셜록’ 시리즈의 경우 거대한 흐름이 필요치 않은 독립된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처음 보는 관객들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유령신부’는 드라마 시리즈의 스페셜인 탓에 이전 내용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벅찬 부분이 적지 않다. 대신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과 매력으로 새로운 마니아들이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2016년 극장가 복병으로 등장한 ‘유령신부’ 속 홈즈와 왓슨의 활약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 예습이 귀찮다면, 모리아티가 누군지만 알고 가자. /bestsurplus@osen.co.kr
[사진] ‘셜록 : 유령신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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