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승 후보는 없었다. 늘 극찬에 극찬을 받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유제이가 "열정이 없다", "실망스럽다"는 의의의 평가를 받은 반면, 그동안 심사위원들에게 단점을 지적받아온 이들이 그 벽을 깨부수고 극찬을 얻기도 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5'의 3라운드 팀미션 쇼케이스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 방송에서 이수정 정진우가 박진영을 울릴 정도로 최고의 무대를 완성한 반면, 기대주였던 유제이와 유윤지가 아델의 'Hello'를 열창했지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얻었기 때문. 또 발라드 최강자인 김영은과 서경덕은 사랑의 감정이 전혀 안 느껴진다며 혹평 세례를 받았다.
단순히 노래만 잘 부른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세 심사위원은 이들이 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담아내는 진정성과 감수성, 자신감 등을 캐치하려 했고, 이것이 부족할 때는 호된 평가를 내렸다.
특히 유제이와 유은지의 무대를 보기 전 "이건 1, 2위끼리 편 먹은 반칙"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던 박진영은 "진짜 실망스럽다. 두 사람은 보컬에 약점이 없다. 심지어 자기 스타일까지 있다. 그런데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제이는 꿈이 뭐냐는 질문에 가수라고 했지만, 박진영은 "그렇게 안 보인다. 우리가 진짜 꿈꾸는 가수는 정말 간절히 꿈을 키우다가 무대에 올라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며 거듭 열정을 강조했다.
재능으로는 1등이지만,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는 간절함이 없다는 것. 박진영은 "그런 열정이 스타를 만든다"며 다음 라운드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기를 바랐다. 유희열과 박진영이 거듭 언급한 것처럼 유제이의 가장 큰 단점은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 평소 낯을 많이 가리고 한국말이 서툴러 다소 엉뚱하게 비추어 지기도 했던 유제이가 극복해내야 하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이후 박진영은 "저는 저나 소속 가수들이 겸손했으면 한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마음 놓고 감정 표현이 나온다. 그래서 다들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반면 전지애와 함께 '가질 수 없는 너'를 선곡한 류진은 "CM송 같다"는 지적과는 달리 엄청난 노력으로 일궈낸 최상의 무대를 보여줬다. 이에 박진영은 "못 넘을 것 같던 벽을 넘어선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이 말을 들은 류진은 그간의 마음 고생이 느껴질 정도로 애달픈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박진영이 말했던 대로 해내고자 하는 열정, 간절함이 만든 최상의 결과물이었다.
이 외에도 김예림 조이스리 데니스김의 '마진가' 팀은 편곡 실력이 돋보인 'Something' 무대로 극찬을 받았고, 팀을 꾸릴 때 마지막까지 선택받지 못한 3명이 뭉친 김민지 소피한 백소혜 역시 "팀 미션 베스트"라는 평가를 얻었다. 유희열은 "선택받아 팀을 짠 것보다 이 팀은 2년 합숙한 것처럼 느껴졌다. 정말 좋았다. 오늘 팀 미션은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이들이 챔피언이다"고 심사평을 했다.
에이미조와 채지혜가 꾸린 '설레일 걸' 팀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My style'을 열창했는데, 단점으로 여겨지던 부분을 서로 보완해주는 팀이라는 평을 얻으며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박진영은 "채지혜가 포근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날카로운 맛은 떨어진다. 에이미가 가진 날카로움이 있지만 따뜻한 마음이 있다. 합쳐 놓으니 서로 완벽하게 보완이 된다"고 평했다.
이제 겨우 3라운드.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이들에게 영원한 우승 후보는 없었다. 얼마나 더 치열하게 싸우고 정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결과였다. 과연 유제이가 박진영의 혹평을 딛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K팝스타5'는 차세대 K팝스타를 발굴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5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20분에 방송된다. /parkjy@osen.co.kr
[사진] 'K팝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