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막바지, 가히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화제를 일으킨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앞으로 단 4회만을 남겨 두고 있다. 오는 8일 방송되는 17회부터는 드라마 속 시점이 1994년으로 옮겨져 다소 느리게 느껴졌던 전개에도 활력이 생길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새해의 시작과 동시에 ‘응팔’도 새 출발 아닌 새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1988년과 1989년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는 아직 회수되지 못한 ‘떡밥’들이 남아 있다. 특히 극 중 인물들의 로맨스가 그렇다. 지난 16회 동안 ‘기-승-전’까지 달려온 ‘응팔’ 속 로맨스, 이제는 ‘결’만이 남았다. 모든 것이 1994년으로 빨리감기된 시점, ‘응팔’에 남아 있던 숙제들은 풀려 있을까.
# 선우♥보라, 현실 뛰어 넘고 결혼 골인?
덕선(혜리 분)의 첫사랑 선우(고경표 분), 그의 첫사랑은 덕선의 언니 보라(류혜영 분)다. 이 운명의 장난이 막장으로 흐르지 않은 데는 덕선의 해맑음 만큼이나 선우♥보라 커플의 풋풋함이 주효했다.
선우의 끈질긴 구애 끝에 결국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은 ‘응팔’이 방송된 후 이뤄진 유일한 커플답게 달달한 장면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들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사법고시를 보기로 결심한 보라에게 연애는 사치일 수밖에 없었다. 선우 역시 고3으로 공부에 매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후일 선우와 보라가 서울대학교 캠퍼스 커플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까? 혹은 이별하더라도 현실의 벽을 뛰어 넘어 다시 맺어질 수 있을까?
# 무성♥선영, ‘중년 로맨스’의 결말
“선영아.”
무성(최무성 분)이 동네 아주머니로만 대하던 선영(김선영 분)의 이름을 처음 불렀을 때 ‘심쿵’하지 않은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살림 합쳐라”고 말하는 이웃들의 부추김도 부추김이지만, 무성과 선영 역시 서로에게 이끌리고 있음을 느낀다.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마음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목격되는 설렘 포인트들이 최근 ‘응팔’의 볼거리였다.
무성은 아들 택(박보검 분)에게 함께 하고픈 사람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아직 선영의 마음을 확인하지는 않은 시점이었다. 두 사람의 쌍문동 중년 로맨스가 빛을 발할지가 주목된다.
또 극 중 선우와 진주의 성이 단 한 번도 불린 적 없다는 데서, 1994년에는 이들의 아버지가 누구일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선우와 진주는 최씨일까? 아니면 또 다른 성일까?
# 덕선의 짝은 누구? 어차피 남편은 ○○○
방송 초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돌았던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라는 말에 반기를 들듯 덕선의 남편 후보 택의 존재감은 날로 커져갔다. ‘개떡(극 중 정환의 별명인 개정팔과 덕선의 앞글자를 딴 커플명)’이냐, ‘선택(덕선의 뒷글자와 택의 이름을 합친 커플명)’이냐를 놓고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지난 시즌들과 비교해 보자면 덕선의 남편을 정환(류준열 분)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장치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시작부터 덕선을 향한 정환의 마음을 그의 시점으로 보여준 연출이 가장 뚜렷한 예시다. 소꿉친구이자 앙숙인 덕선과 정환이지만 이성적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들은 이 두 사람 사이에 집중됐다.
그러나 시리즈 안의 관행이 언제나 유지되리란 법은 없다는 점에서 택이 덕선의 남편이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택의 경우 늘 덕선의 보살핌을 받던 유약한 캐릭터에서 직진하는 ‘상남자’로 변모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택과 정환은 서로 덕선을 좋아하고 있다는 깨닫고 고뇌한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열아홉 두 남자가 1994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