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이 시청률 30%를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많은 막장 드라마가 그러하듯 드라마 속 인물들과 이야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는 차곡차곡 쌓이는데, 시청률은 높아지는 ‘아이러니’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중이다.
이 드라마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람도 죽일 수 있는 강만후(손창민 분), 거짓말을 일삼으며 주인공 금사월(백진희 분)을 괴롭히는 오혜상(박세영 분)이라는 두 악의 축이 있다. 여기에 사월이의 친구이자 만후와 혜상의 악행을 모두 알고 있는 주오월(송하윤 분)의 남편이자 만후, 혜상 못지않게 못된 임시로(최대철 분) 역시 공분을 사는 인물이다.
# 도대체 왜 혜상이한테 끌려갔니?
지난 3일 방송된 36회는 기억이 돌아온 후 만후와 혜상의 추악한 진실을 폭로하는 일만 남은 오월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다시 살아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미 1회 전 오월이의 기억은 돌아왔지만 아직 드라마가 15회나 남았기에 비밀을 까발려지지 않았다.
만후와 혜상에 대한 분노만 표출하던 오월이는 어떻게든 오월이의 입을 막아야 하는 혜상이에게 반항 한 번 제대로 못 해보고 끌려갔다. 앞서 오월이는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남편 시로에게 납치되다시피 해서 자동차 안에 갇혀 있던 상황. 오월이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물론 자동차 문은 고장난 것으로 설정됐다. 그리고 혜상이 차에 탈 때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고 소리만 질러댔다. 결국 오월이는 혜상이의 난폭 운전과 차량 결함으로 교통사고를 당했고, 현재까지는 사망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 도대체 왜 남편 시로한테 맥없이 당하나
오월이는 시로가 자신을 속이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했는데도 매달리고 있다. 유부남인 시로는 오월이를 속이고 만후의 딸인 강달래(이연두 분)와 교제하고 있는 중. 심지어 검사인 주세훈(도상우 분)으로 정체를 속인 상태다. 달래 앞에서 오월이를 때리고 스토커 취급을 한 시로. 그런 시로에게 매달려 당하고만 있는 오월이의 행동은 답답함을 유발했다. 시로가 오월이의 입을 막기 위해 강제로 차에 태운 후 벗어나지 않으면서 결국 혜상과 시로, 만후가 더욱 발악하고 날 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오월이는 아버지인 주기황(안내상 분)의 존재를 알고도 자신의 정체를 말하지 못하며 시청자들의 속을 태웠다. 이제 오월이가 세 사람을 향해 복수하는 일은 살아서 돌아오는 일.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오월이 말고는 세 사람의 악행을 만천하에 드러낼 사람이 없다는 점, 이 드라마가 결국은 행복한 결말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오월이는 현재 살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도대체 그 복수는 언제 하는 거야?
사월이의 엄마이자 만후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찬 신득예(전인화 분)는 초반부터 지금까지 내내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부모를 죽게 만들었고, 자신의 집을 풍비박산 나게 만든 남자. 만후에 대한 적개심이 대단한 득예는 매회 복수를 계획하고 만후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다. 허나 만후는 그때마다 요리조리 빠져나갔고, 득예는 언제나 만후에 대한 분노가 섞인 저주를 퍼붓는 일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 36회 역시 천비궁 설계도를 바꿔치기 한 후 아버지를 떠올리며 또 다시 복수를 계획했다. 복수를 선언하는 득예의 모습은 벌써 30회 넘게 반복되고 있다. 오죽하면 시청자들이 입으로 하는 복수라고 불만을 토로할 정도다.
# 알고 보니 세상에서 가장 못된 인간
시로는 알고 보니 세상에서 가장 못된 인간이었다. 시로가 어린 시절 오월이게 따뜻하게 대했던 일은 까마득한 일이 됐다. 오월이와 결혼 후 총각 행세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시와 멸시는 기본이었다. 오월이가 번 돈을 뺏거나 기억을 잃어버리게 만든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도박에 빠져 있어 가정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고, 오월이를 속이고 달래와 결혼을 준비 중이다.
오월이를 때리고 오월이가 결정적으로 진실을 말해야 하는 순간마다 나타나 방해를 하고 있다. 만후와 혜상이 짠한 요소가 하나씩 있다면 시로는 동정할 가치도 없는 인간으로 그려지며 이 드라마의 최대 ‘욕받이’ 역할을 하고 있다. 만후는 사랑에 약하고, 혜상은 성공과 가족에 대한 집착이 커서 어느 정도 불쌍하게 여겨지는 요소가 있으나 시로는 ‘천하의 못된 인간’으로 표현되고 있다.
# 그래서 로맨스는 어떻게 되나
사월이와 그의 복수 대상인 만후의 아들 강찬빈(윤현민 분)의 사랑은 더디다. 두 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몇차례 결별과 만남이 반복됐다. 함께 할 수 없는 원수의 아들을 사랑하는 사월이. 사월이를 지켜주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찬빈은 언제나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다. 드라마가 만후와 혜상의 악행, 복수 계획과 실행이 반복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멀찌감치 물러섰다. 만후와 혜상의 몰락만큼이나 사월이와 찬빈이의 사랑 역시 답답하게 펼쳐지고 있다. 50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정형화된 전개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나마 악행과 복수 계획은 날이 갈수록 강도가 세지나, 주인공인 찬빈과 사월이의 사랑은 어느새 찬밥 신세가 됐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내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