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단계서부터 이토록 떠들썩했던 드라마가 또 있을까. ‘치어머니’라 불리는 원작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첫 선을 보인다.
사실 포털 사이트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왁자지껄하게 만든 것 치고 ‘치인트’의 캐스팅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진 편이다. 일찌감치 유정 역을 확정지은 박해진에 이어 남주혁, 서강준, 이성경 등이 ‘치인트’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홍설이었다.
처음 미쓰에이 수지가 홍설 역으로 거론됐던 순간이 ‘치어머니’ 봉기의 시발점이었다. 원작 팬들은 수지의 이미지가 홍설 캐릭터와 맞지 않는다며 천우희, 오연서 등을 가상 캐스팅했다. 이 과정에서 재밌고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향한 염원 치고는 도를 넘은 악플이 목격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결국 수지가 해당 배역을 고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김고은이 홍설 역 출연을 확정했다. 어렵게 완성된 최종 라인업은 원작과 비교해서도 나쁘지 않은 정확도를 보여 줬지만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이제는 다른 극 중 인물에 비해 박해진의 나이대가 높다는 사실도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가 많은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일 수록 치러야 할 홍역은 더욱 거세다. 원작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보며 모든 부분을 곱씹은 팬들에게는 드라마의 단점이 더욱 잘 보일 터다. 이 경우 드라마 연출의 방점을 원작의 완벽한 재현에 찍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웹툰 ‘치인트’의 탄탄한 스토리를 그대로 배우들이 연기한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똑같더라도 매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치인트’에 원작의 맛을 살려줄 드라마적 재해석도 필요한 까닭이다. 이 드라마가 원작 팬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야 할 터다.
과연 ‘치인트’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고루 만족시킬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치어머니’의 시집살이를 피하려면 원작의 장점은 취하되, 드라마만의 장점을 가미해야 할 터다. 완벽한 재현일까, 색다른 재해석일까? 4일 첫 방송되는 ‘치인트’가 기다려진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치즈인더트랩’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