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 전도연, 손예진. 2016년 병신년(丙申年)에는 충무로의 언니들이 온다. 지난해 한국영화는 4편의 천만영화 탄생이라는 양적인 성장을 거뒀지만 여배우의 활약만큼은 아쉬움을 남겼던 것이 사실. 올해는 충무로 여제들의 통쾌한 설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들은 누군가의 연인, 아내, 엄마가 아닌 영화의 전면에 나선다.
◇카리스마 여배우, 김혜수
배우 김혜수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카리스마 여배우다. ‘도둑들’(2012), ‘관상’(2013), ‘차이나타운’(2014) 등 강렬한 영화에 이어 2년 만에 선보이는 ‘가족계획’은 휴먼코미디 장르. ‘족구왕’ 각본을 쓴 김태곤 감독의 신작으로 모든 것을 다 가진 여배우 ‘주연’이 자신에게 없는 '가족'을 만들기 위해 기상천외한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김혜수는 이 작품으로 마동석, 김현수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무엇보다 역할과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점에서 기대를 자아낸다. 이름부터가 ‘주연’인 작품 속 캐릭터처럼 김혜수 역시 모든 것을 다 가진 여배우다. 화려한 외면 속 내면의 외로움과, 최고의 여배우가 전하는 가족 이야기는 신선함을 자아내는 동시에 진정성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칸의 여왕, 전도연
‘칸의 여왕’ 전도연 역시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무뢰한’과 ‘협녀, 칼의 기억’(2014)에 이어 선택한 작품은 멜로 장르의 ‘남과 여’. ‘멋진 하루’를 연출한 이윤기 감독과 8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영화는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든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남길, 하정우 등 연하의 남자배우들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 온 그는 이번 영화로 6살 연하 공유와 호흡한다. ‘케미’왕 공유와 펼치는 멜로는 어떨지 기대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전도연에게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작용하는 점도 재밌는 지점이다. 새하얀 나라 핀란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랑이야기로 이번에도 칸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6년 예진시대? 소처럼 일하는 손예진
손예진은 무려 세 작품을 선보인다. 장르는 다양하다. 붙기만 하면 ‘꿀케미’를 자랑하는 손예진인 만큼 가장 잘할 수 있는 멜로도 준비돼 있다. 이번에는 박해일과 만나 애틋한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조선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을 그린 영화다. 덕혜 역의 손예진을 비롯해 덕혜 아역의 김소현, 고종 역의 백윤식, 김정한 역의 박해일, 궁녀 복순 역의 라미란 등 싱크로율 높은 배우진들이 더욱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설날에 찾아오는 ‘나쁜 놈은 죽는다’(강제규, 펑 샤오강 감독)는 제주도 여행을 하던 친구들이 미스터리한 여인 지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코믹액션을 담은 영화. 손예진은 총격액션은 물론 납치도 서슴지 않는 살벌한 캐릭터로 여전사의 면모를 선보인다. 또 다른 작품 ‘행복이 가득한 집’은 스릴러다. 국회 입성이라는 행복한 미래를 목전에 둔 정치인 부부가 선거기간 동안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로써 손예진은 멜로 외에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예고, 2016년 ‘예진시대’의 도래를 기대케 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쇼박스 제공, '남과 여' 해외 포스터, '덕혜용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