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엔터테인먼트가 새해 첫 개봉작 ‘로봇, 소리’로 길고 긴 슬럼프에서 벗어날지 업계 관심이다.
최근 연말 특수를 노리고 개봉한 유승호 고아라 주연 ‘조선마술사’까지 기대를 밑도는 스코어를 기록해 롯데 영화 관계자들을 낙담케 한 상황이라 1월 첫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조선마술사’는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변호인’ 제작사 위더스필름과 ‘혈의 누’ ‘후궁’의 김대승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라 큰 기대를 모았지만 관객의 지갑을 여는데 역부족이었다. 과거 화려한 업적과 레코드가 현재와 얼마나 무관한지 보여준 사례였다.
'조선 맙소사'로도 불리는 이 영화는 개봉 프리미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며 ‘히말라야’ ‘내부자들 감독판’ ‘스타워즈7’ 등에 앞길을 내줬다. 박스오피스 4위에 턱걸이한 이 영화는 개봉 사흘째인 1일까지 40만명을 채우지 못 했다.
롯데의 한국 영화 부진은 작년 8월 6일 개봉한 ‘해적’ 이후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수입 배급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와 ‘미션 임파서블5’가 그나마 자존심을 세워줬지만 이병헌 리스크와 헐거운 내러티브로 흥행 고배를 마신 ‘협녀’와 고비용 저효율 영화 ‘간신’ ‘나의 독재자’의 실패가 뼈아팠다.
하지만 많은 배급 전문가들은 부진의 늪에 빠진 롯데를 구해줄 반격의 신호탄으로 ‘로봇, 소리’를 꼽고 있다. 이성민 첫 단독 주연작인 이 영화는 딸을 잃은 아빠의 진한 부성애를 그린 영화로 ‘편집 기사들이 안구 충혈 상태로 편집했다’는 소문이 돌 만큼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의문의 로봇과 10년째 자식의 행방을 좇는 남자의 집념과 기계와의 교감, 한국 영화가 처음 시도하는 청각 인식 로봇 주인공에 대한 호기심과 놀라운 반전 등이 흥행 마중물 구실을 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롯데시네마 홍보팀 임성규 팀장은 “상업 영화의 1차 미덕이 자본에 대한 책임이란 점에서 많은 반성과 복기가 필요했던 1년이었다”면서 “하지만 작년과 재작년 열심히 볍씨를 뿌린 좋은 작품들이 속속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새해 첫 작품 ‘로봇, 소리’는 ‘작전’으로 세밀한 연출력을 보여준 이호재 감독의 세 번째 영화다. 과연 로봇과 이 감독이 롯데의 릴리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bskim01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