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역대급'이다. 오랜 세월 가족들의 의견이나 주장을 묵살한 채 자신의 뜻대로만 가정을 이끌어 온 70대 가장이 시청자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물론 그에게는 분명, 가족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지만, 어마어마한 고집과 소통 없는 일방통행식 행동은 보는이들을 놀라게 했다.
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가족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자신의 뜻대로만 모든 것을 진행하는 70대 아버지가 등장했다.
군인 출신인 이 아버지는 평소, 함께 외식을 할 때면 가족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칼국수 세 그릇"을 시키고, 노래방에서는 자신이 부를 노래만 끝없이 저장을 하는 등 독단적인 성격이었다. 어떤 의견을 말하든 "안 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건강에 안 좋다"며 아내와 딸은 피자와 콜라, 사이다를 마시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은 라면과 소주를 즐기는, 모순적인 생활 방식을 갖고 있었다.
특히 수십년을 함께 한 아내는 맺힌 것이 많았다. 남편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이 고집불통 남편은 회를 좋아하는 아내의 식성을 알고 있음에도 40여 년간 단 한 번도 회를 먹으러 가지 않았고, 오히려 아내가 먹지 못해 구역질을 할 정도로 꺼려하는 보신탕을 즐겼다.
뿐만 아니라 아내의 다리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병원에 가지못하게 해 입원 기간을 더 늘렸으며 이후에도 "꾀병"이라고 타박을 했다. 남편의 간섭으로 한 번도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불러보지 못했던 아내는 '안녕하세요' 방청객들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이미자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해 안타까움을 줬다.
물론 이 고집불통 아버지에게도 좋은 면은 있었다. 먼 거리에서도 친구 집의 대소사를 챙기는 의리남이었고, 아내에게는 "잘못했다"고 시원하게 사과를 하고, 아내의 애달픈 노래에 눈물을 글썽이며 손수건을 전달하고, 볼에 뽀뽀를 하는 등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고집불통 아버지의 사연은 167표를 받아 새로운 1승으로 뽑혔다. 그만큼 아내의 고생이 많은 이들을 공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간미연은 방송 말미 이 아버지에게 "아빠가 돌아가신 지 1년도 안 됐다. 우리 아버지랑 비슷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가족이 있을 때 가장 좋다는 걸 아버님이 아시니까, 더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뭉클함을 주기도 했다. 과연, '역대급' 고집불통 아버지는 생활에서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뒷이야기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eujenej@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