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최강희의 말에도 쉽게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며 절절한 순애보를 드러냈던 주상욱이 변했다. 목숨보다 사랑하는 여자의 배신에 절망, 독기 품은 얼굴로 재기한 그의 덫에 정진영과 최강희는 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는 복수를 결심한 후 권수명(김창완 분)을 찾아간 진형우(주상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형우는 수명을 찾아가 “신은수, 강석현 집안에 넣은 게 회장님이죠. 백청미 닮은 그 여자 이용해서 강석현 비자금 찾아내는 게 목적이잖아요”라고 정곡을 찔렀다. 이에 수명은 시치미를 뗐지만 형우는 “난 강석현의 비자금에 대해 강석현 다음으로 많이 안다. 그 돈 회장님 손에 쥐어드리겠다”라며 솔깃한 제안을 했고, 수명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렇게 지명수배 중이었던 수배를 풀고 수명의 고정담당 변호사가 된 형우는 눈빛과 행동, 말투 모든 게 달라졌다.
석현(정진영 분)의 비자금을 차지하기 위해 영애(나영희 분)가 수명과 손을 잡고 오랜 시간 관계를 지속해 왔던 사실을 알게 된 형우는 “신은수를 강석현 가에 보낸 일은 권회장이 단독으로 처리한 일이군요”라며 떠봤다. 이에 영애가 “아직도 은수가 신경 쓰이니”라고 묻자, 형우는 “당연히 신경이 쓰인다. 제 손으로 그 권좌에서 끌어내릴 테니까. 강석현의 파멸과 함께”라며 싸늘한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형우는 수명의 집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메이드에게 치근덕대며 이전의 그에게선 볼 수 없었던 행동과 말들을 내뱉었고, 은수(최강희 분)를 이용해 덫을 놓았던 사실을 사과하며 용서를 비는 일주 앞에서 “신경 쓰지 마. 내가 너를 15년 동안 속였던 것처럼 비겼다고 쳐”라며 차갑게 말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꿔버린 형우는 석현과 은수, 수명이 함께하는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감옥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그의 등장에 석현과 은수는 순간 말을 잃었고, 형우는 “심장 수술 잘 됐다면서요. 젊은 여자하고 같이 사려면 건강하셔야죠”라고 석현을 조롱했다. 또한 은수에게도 “얼굴 좋아 보이네, 사모님. 그렇게 한이 됐던 권력과 돈을 가지니까 얼굴이 피나 봐. 마음껏 즐겨, 당신 인생에서 언제 이런 날이 또 오겠어”라며 독설을 날렸다. 이렇게 두 사람 앞에서 대놓고 적대심을 드러내는 형우의 태도가 수명의 마음에 들 리 없었다. 이에 형우는 그에게 천억을 선물하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고, 석현의 금고에서 비자금을 빼내 올 작전을 세웠다.
하지만 석현 다음으로 그의 비자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형우가 수명의 편에 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석현 역시 가만히 손 놓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장부를 모두 불태우고 자금과 금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후 은수의 명의로 변경하라고 지시했고, 형우는 간발의 차이로 비자금 확보를 실패했다. 이에 형우는 검찰을 동원했다. 검찰은 석현에게는 불법비자금 조성에 관한 혐의, 은수에게는 불법자금 취득과 증여세 포탈 혐의로 그의 손에 수갑을 채웠고, 이어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라며 형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석현이 분노하자 형우는 “이 날을 많이 기다렸다”며 두 사람 앞에서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석현과 은수에게 인생 최고의 지옥을 맛보게 해주겠다며 이를 악문 형우지만 결국 그가 이렇게 변하게 된 건 은수를 향한 애증 때문이었다. 한편 은수는 자신의 기나긴 복수극에 형우를 끌어들이지 않기 위해 모진 말을 내뱉고 차가운 말을 내뱉었던 것 뿐, 무사히 나타난 형우의 모습에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형우의 첫 복수상대가 은수라는 사실은 보는 이들의 의견을 분분하게 만들기도 했다. 과연 형우는 은수와의 사랑을 되찾고 석현에게 통쾌한 복수까지 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화려한 유혹'은 범접할 수 없는 상위 1% 상류사회에 본의 아니게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룬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