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승우 정우성이 자신이 제작, 주연한 영화로 신년 극장가에서 맞붙는다. 타이틀 롤을 넘어 제작자로 외연을 넓힌 두 사람이 공교롭게 같은 날(1월 7일)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된 것이다.
먼저 김승우가 제작, 주연에 참여한 영화는 ‘잡아야 산다’다. 이 추격 코미디의 제작사 더퀸D&M의 대표는 김승우의 친동생 승준씨. 김승우는 영화 제작이 꿈인 동생과 함께 첫 영화 제작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를 위해 친분이 두터운 김정태와 ‘소녀괴담’으로 장편 상업 영화에 데뷔한 오인천 감독을 자신의 소속사로 영입했고, 작년 여름 삼복더위를 견디며 ‘잡아야 산다’를 촬영했다. 강력반 형사와 건달 보스가 4명의 불량 ‘고삐리’에게 자신들의 재산목록 1호를 빼앗긴 뒤 이를 되찾는 과정을 그린 96분 소동극이다.
김승우는 언론 시사 후 “데뷔 후 이렇게 떨렸던 적이 없다. 애초 기대만큼 웃음 포인트를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 두고두고 아쉽지만 현장에서 흘린 배우와 스태프들의 땀이 보여 그나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대기실에서 만난 그에게 제작자로서 소감을 묻자 웃으며 승준씨를 소개한 뒤 “저는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을 뿐 제작은 잘 모른다. 이 친구에게 물어보라”며 선을 그었다. 제작자로 조명 받는 것에 대한 일종의 부담이자 겸양이었다.
일찌감치 연출과 제작에 관심을 보인 정우성도 ‘나를 잊지 말아요’로 제작자 명함을 팠다. 일명 ‘물망초’ 프로젝트로 불린 정우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멜로다. 정우성은 생애 첫 제작 영화를 위해 직접 상대 배우 김하늘을 캐스팅했고 각본, 각색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 영화는 지난 2011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 출품된 동명 단편을 장편으로 극화한 작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스크립터 출신 이윤정 감독의 데뷔작으로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와 기이한 사연을 품은 여자의 이야기다. 멜로지만 스릴러적 요소가 듬뿍 담겨 이채롭다.
두 미남 배우가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처럼 제작자로도 성공하는 배우가 될지 궁금하다. 흥행 여부만큼 이들의 신선한 도전이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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