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가 흥미로운 스토리를 끝없이 풀어내며, 쫄깃한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줬다.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가 월화극 1위 독주 중이다. 다양한 매력이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50부작 대장정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끝없이 펼쳐지는 스토리의 향연은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27회 역시 눈 뗄 수 없는 이야기로 60분을 채웠다.
이날 방송은 신조선방에 정몽주(김의성 분)가 나타난 장면으로 시작됐다. 정몽주는 이성계(천호진 분)를 비롯한 육룡, 특히 정도전(김명민 분)과 개혁에 대해 같은 뜻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정도전은 정몽주가 꼭 혁명에 동참해주길 바라왔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나라를 세우려는 이성계 파와 달리, 정몽주는 모든 개혁을 고려라는 틀 안에서 이루고자 하기 때문이다.
정몽주의 등장은 정도전과 이방원의 관계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판단력을 지닌 이방원은 무휼(윤균상 분)에게 정몽주의 뒤를 밟도록 지시했다. 혁명의 내용을 안 정몽주가 이성계 파를 고발할까 걱정된 것이다. 그러나 정도전은 정몽주를 믿었고, 이방원과 뜻을 달리했다.
이방원은 남다른 통찰력과 행동력으로 판을 흔들었다. 정몽주의 뒤를 쫓는 모습, 정몽주에게 혁명파의 굳건한 개혁의지를 전하는 모습에서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자신의 사람을 만들기 위해 찾은 처가에서 만난 하륜(조희봉 분)에게는 “이 나라 얼마나 갈 것 같소?”라며 폐부를 찌르는 한 마디를 던졌다.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인물 이방원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를 더한다.
이성계 파의 혁명에 정몽주로 인한 변화가 시작된 가운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 무명의 움직임도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토지개혁을 위해 양전 조사를 준비하던 좌랑 3인이 하룻밤 만에 모두 살해당한 것이다. 정도전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살인사건 뒤에 무명이 있음을 알았고, 반드시 그 뒤를 쫓아 정체를 밝히겠다 다짐했다.
이에 정도전은 이방지(변요한 분)를 활용해 길선미(박혁권 분)와 무명 일파를 유인하는데 성공했다. 나아가 정도전은 이방지와 연희(정유미 분)를 이용해 길선미의 뒤를 쫓았고, 그렇게 깊은 산 속 한 절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정도전과 이방지는 사라진 이방지의 어머니 연향(전미선 분)과 마주했다. 27회 동안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연향의 등장, 그것도 무명 조직의 노인과 함께였다. 연향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짜릿함을 선사하며 강렬한 엔딩을 완성시켰다.
60분 동안 펼쳐진 스토리는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엮여갔다. 여기에 긴장감을 몰아가다가 짜릿함을 터뜨린 엔딩은 쫄깃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