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가 남궁민이 파놓은 함정을 빠져 살인범으로 지목될 위기에 처했다. 현장으로 경찰들이 들이닥치자 빠르게 상황 파악을 마친 유승호가 한 일은 유리창을 깨고 도망가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무모한 행동 뒤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7회는 재혁(전광렬 분) 사건의 재심을 신청하며 본격적인 복수를 계획하는 진우(유승호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하지만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위기에 부딪혔다. 이 사실을 눈치 챈 규만(남궁민 분)이 방해에 나선 것.
이날 진우는 재혁(전광렬 분)이 알츠하이머 증상으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크게 상심하고 복수를 다짐했다. 4년 만에 재회한 규만에게는 “내가 너 법정에 세울 거다“라고 경고했고, 재심 신청도 마쳤다.
물론 규만은 이를 예사롭게 지나칠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진우의 도발에 분노하며 비서 수범(이시언 분)에게 “마음 잘 다스리며 착하게 살려고 했는데 도와주질 않네. 사람들 좀 불러 모아. 서진우 동선 체크해라”라고 명령했다.
또한 4년 전 재혁의 사건을 담당했던 곽형사(김영웅 분)를 만나 “서진우가 자꾸 내가 봐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라며 이번에도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사건을 조작할 것을 지시했다. 방송 초반 재혁이 당했던 수순이 그대로 되풀이되는 셈이었다.
그리고 재혁의 억울함을 밝히는데 혈안이 된 진우는 그들의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함정에 빠졌다. 4년 전 재혁에게 불리하게 위증했던 전주댁이 “지금 만나러 오면 듣고 싶어 했던 얘기를 해주겠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자 그의 집으로 향한 것. 하지만 이는 모두 진우를 전주댁 살인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한 곽형사의 계략이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오는 경찰을 발견한 진우가 베란다를 한번 내다보더니 곧바로 유리창을 깨고 도주한 것. 일각에서는 과잉기억증후군씩이나 앓고 있는 천재 변호사가 대책도 없이 도주라니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만, 이는 ‘리멤버’를 1회부터 봐온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리멤버’에서는 줄곧 권력을 가진 자들의 무력과 이에 충성하는 법과 경찰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왔다. 아버지 재혁의 사건을 통해 이를 몸소 겪어왔던 진우는 그 자리에서 체포된다면 어떠한 증거도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터.
예상대로 자신은 물론, 재혁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도주 중에도 고군분투하게 될 진우의 모습이 예고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리멤버’는 잔혹하지만 그 어떤 드라마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그리고 있다. 과연 ‘진실이 늘 이긴다’라는 말대로 진우가 모두의 억울함을 밝히고 승리할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권력을 손에 쥔 규만이 승리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리멤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