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방송에서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끼 고양이 토토와 교감을 나누며 정을 나눴던 강호동. 토토를 돌보며 얻은 자신감은 성묘와의 첫 만남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발휘되는 시크하면서도 도도한 고양이들의 본색에 강호동은 울상을 지었고, 결국 답답함을 토로하며 하염없이 토토를 그리워했다.
지난 6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마리와 나'에서는 땀띠, 땅콩, 똥꼬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하게 된 강호동, 서인국의 모습이 그려졌다.
좀처럼 두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고양이들에게 서인국은 “고양이가 하프 소리를 좋아한다더라”며 음악을 틀었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고양이들은 나른한 표정으로 눈을 감으며 긴장을 푸는 듯 했다. 하지만 음악 소리가 끊기자 바로 정신을 차린 고양이들은 다시 경계 태세에 돌입했고, 그럼에도 강호동은 고양이들과의 교감을 시도했다. 냉장고 뒤로 숨어버린 땅콩이를 나오게 하기 위해 간식을 대령하고, 구석에 자리 잡은 땀띠에게 다가가 노래까지 불러주며 노력했지만 그의 노력은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나마 세 마리 중 막내인 똥꼬만이 유일하게 강호동의 곁에 다가와 같이 장난을 치는 등 풀어진 모습을 보였지만 온전히 마음의 문을 여는 데는 실패에 그쳤다. 이에 서인국은 의뢰인의 요구에 따라 땅콩의 옷을 만들기 위한 바느질을 하며 묵묵히 섭섭한 마음을 달랬고, 강호동은 “혼자 왔으면 울었을 것 같다, 말동무도 없고. 토토는 적극적이었거든”이라며 토토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고, 이어 세 마리가 날 따돌리고 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냥따의 희생양(?)이 된 강호동의 설움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결국 그는 고양이들을 향해 “너희들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니야. 나 혼자 왔으면 어떻게 할 뻔 했어? 나 혼자 왔으면 우울증 걸릴 뻔 했어”라고 호소했고, “땀띠하고 지금 똥꼬하고 너희들, 지금 다들 땅콩이랑 싸웠어? 나와 봐라. 이런 식으로 도저히 못 참겠다”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강호동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양이들의 반응은 전과 변함이 없었다. 결국 집안에는 또 다시 적막이 흘렀고, 좌절해 있는 사이 의뢰인이 도착해 두 사람은 씁쓸한 마음으로 마리네 집으로 향했다.
이날은 심형탁, 이재훈이 준비한 페럿 진돌이의 생일 파티가 있는 날. 마침 이들의 집은 강호동이 토토와 지냈던 곳이었고, 이에 강호동은 “여기 지난번에 우리 토토 방인데. 토토야”라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토토의 흔적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진 그곳에서도 강호동은 “섭섭하다. 여기 아직도 토토의 혼이 있는데”라며 어김없이 토토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고, “지난번에 여기 같이 있었다. 토토랑 같이 잤다”고 토토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첫 정이 무섭다고 했던가. 앞으로 강호동은 다양한 동물들과 만나며 일일 아빠가 될 테지만 고양이를 향해 가졌던 선입견을 깨주고 그의 품에 먼저 다가와 안겼던 토토를 좀처럼 잊지 못할 듯하다. 영원한 토토아빠 강호동, 그의 토토앓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리와 나'는 주인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잠시 맡아 키워주며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는 예능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마리와 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