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하늘이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로 돌아왔다. 오랜만의 나들이다. 그나마 최근 작품인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지난 2012년도 작품이었고 영화는 지난 2011년 '너는 펫'이 마지막이었으니, 약 5년 만의 스크린 나들이인 셈이다.
작품으로의 복귀도 반가운데, 김하늘은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을 들고 왔다. 바로 결혼이다. '3월의 신부'가 되는 김하늘은 '결혼'과 어울리는 멜로를 들고 새해 관객들을 찾아왔다. 게다가 2016년 첫 멜로 영화이기도 해 김하늘에게는 여러모로 잊지 못할 영화가 될 전망이다.
결혼을 앞둔 만큼, 멜로 영화를 촬영하며 사랑, 결혼 그리고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그는 "결혼이 여배우의 커리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는 말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상대적으로 결혼은 남자배우들보다 여배우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 결혼과 함께 작품 활동이 뜸해지는 여배우들도 숱하게 봐왔고 특히나 아이를 낳게 되면 육아에 전념하느라 잠시 배우 생활을 떠나있는 여배우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하늘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요"라며 여배우로서의 생각을 담담히 전했다. 오히려 결혼을 앞두면서 마음이 편안해졌고, 덕분에 연기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연기력이 달라지거나 그런 것들이 있을진 모르겠으나 어찌 됐건 마음이 편해진 건 사실이란다.
다음은 김하늘과의 일문일답.
- '나를 잊지 말아요'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우리 영화의 멜로가 굉장히 분위기 있다고 느꼈다. 영화 자체가 기존 멜로랑은 느낌이 정말 달라서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정말 궁금하다. 시나리오의 디테일이나 완성도라기보다는 처음 봤을 때 그 분위기에 압도됐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이 정우성으로 결정돼 있었던 상황이라 내가 그 안에 들어갔을 때 정우성과 어떤 느낌을 만들어낼까 궁금했다.
- 정우성과 한번 작품을 해보고 싶었나보다.
▲ 내가 데뷔할 때 정우성과 닮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분위기가 닮았다고 하더라. 어린 마음에 '왜 남자 배우랑 닮았다고 하지' 생각했는데 한편으론 정우성의 얼굴이 워낙 잘생기셨으니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꼭 뵙고 싶었다. 나랑 같은 앵글에 있을 때 어떨까 궁금했다. 스태프들도 첫 촬영 때 다들 궁금하셨다고 하더라. 같은 앵글에 잡혔을 때 둘이 좋다고 손뼉을 치시더라. 정우성이 멋있으니까 나랑 어울린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 공백기가 길었다.
▲ 영화 '블라인드'러 상을 받고 '너는 펫'도 하고 그 이후에 공백기를 가졌는데 작품을 빨리하고 싶었다. 우연하게 공백이 길어지더라. 기다리고 길어지는 만큼 이 작품을 되게 기다렸고 촬영을 빨리하고 싶었다. 그리고 너무 오래 쉬면 현장에서 첫 촬영할 때 긴장이 된다. 아직도 그런다.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작품인데 첫 촬영 때 적응을 잘 못 해서 연기를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많이 되더라.
- 정우성의 절절한 멜로 눈빛을 받아낸 소감은 어땠나.
▲ 처음엔 힘들었다. 각자가 그 캐릭터로 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그 인물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작품을 찍을 때 편안한 장면을 많이 찍는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다음에 멜로 장면을 찍곤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정우성과 처음부터 데이트 장면을 촬영했다. 정우성이 다른 배우들보다 눈빛이 강하다. 그분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앞에 섰을 땐 처음엔 부담스러운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NG가 나기도 했다.
- 결혼이 여배우의 커리어엔 치명적이 될수도 있다. 어떨 것 같은가.
▲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 개인적으로나 연기자로 봤을 때 편안해진 것 같다. 마음이 안정적인 느낌으로 바뀐 느낌이 들어서 편안하다. 앞으로 연기를 하고 작품 만날 때 연기적으로 달라지거나 이런 느낌은 없겠지만 마음은 편하니까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 어떨 때는 내가 로코퀸이 됐다가 어떨 땐 멜로퀸이 되는 등 계속 바뀌지 않나. 그때의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면서 그전의 작품이 생각 안 나고 지금 연기한 캐릭터가 나로 보일 때가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좋은 말 같다. / trio88@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