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 강호동의 케미 라인 [아는 형님 뽀개기②]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1.08 14: 07

 충격적 여장에 추억의 ‘육아일기’ 재현까지. 들쭉날쭉한 콘셉트는 매주 종잡을 수가 없
다. JTBC ‘아는 형님’이 근본 없는 예능의 계보를 이으며 호평받고 있다. 10년 전 ‘무모한 도전’ 시절의 MBC ‘무한도전’도 떠오른다.
느리지만 반응은 오고 있다. 정신 사나운 와중에도 새로움을 놓치지 않는 연출의 영향이 있겠지만 역시 사람 덕이 크다. 이 프로그램의 중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강호동과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출연진의 인기가 높다. 특히 자유로운 영혼 민경훈과 프로그램의 합이 맞아 떨어지며 재미가 살아났다. 강호동과 멤버들의 합이 다 한 프로그램, ‘아는 형님’의 ‘케미 라인’을 짚어 봤다.

# 강호동 저격수, 민경훈
null
‘쌈자신’ 민경훈의 기용이 이 프로그램의 ‘신의 한 수’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애초 여운혁CP도 “민경훈은 하고 싶을 때까지만 하는 조건으로 섭외했다”고 말할 만큼 자유로운 그가 ‘근본 없는’ 예능과 만나 놀라운 시너지가 발생했다. 중독적인 웃음 소리마저 매력 포인트다. 그런 그가 예능계를 호령하던 ‘야생 호랑이’ 강호동을 코너로 밀어 붙이는 저격수로 활약하는 중이다. 민경훈은 강호동의 먹보 캐릭터를 뺏는가 하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독설을 내뱉으며 그를 골탕먹인다. 두 사람의 ‘앙숙 케미’가 환상적 호흡으로 여겨지는 까닭일 터다.
# 강호동 덕후, 김희철
null
김희철은 자타칭 ‘TV 덕후’다. ‘아는 형님’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과거 예능의 내용에 대해 줄줄 읊는 그의 모습이 모두를 놀라게 해 왔다. 특히 그가 TV에 몰두했던 시기는 이는 강호동의 과거 전성기와도 맞물려 있다. 그야말로 TV를 틀면 강호동이 나오던 시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김희철은 2002년 MBC 인기 예능 ‘강호동의 천생연분’ 에피소드별 출연진과 강호동의 멘트까지 기억했다. 김희철 만의 ‘넓고 얕은 지식’은 강호동과 만나 즐거운 볼거리가 됐다. 본의 아니게 ‘강호동 덕후’가 된 김희철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 강호동 시어머니, 서장훈
null
예상 외의 시점에 강호동을 저격하는 것이 민경훈이라면, 강호동의 곁에서 시종일관 참견을 하는 것은 서장훈이다. 강호동에게 ‘옛날 진행’이라며 눈치를 줘도 결국에는 전부 받아주는 따뜻함이 눈에 띈다. “농구를 해서인지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본다”는 강호동의 칭찬이 실감될 만큼 끼어드는 센스도 보통이 아니다. 기존 예능에서 보여준 예의 바른 독설가 이미지가 조금은 편안해진 느낌이다. 20년을 알고 지낸 사이인데다가 같은 운동 선수 출신 방송인이라서인지 두 사람의 케미도 막강하다. 
# 강호동도 졌다, 김영철
null
‘예능 대세’ 김영철이 ‘아는 형님’에서 특유의 ‘수다력’으로 강호동을 두 손 두 발 들게 했다. 쉬지 않고 말을 하는 김영철에게 강호동은 무릎을 꿇으며 “진심으로 말 좀 그만 하라”고 호소할 정도. 강호동이 서장훈과 김희철을 비롯해 거의 모든 멤버에게 ‘당하는’ 캐릭터라면 김영철은 유일하게 강호동에게 당하는 캐릭터다. 푸대접 받는 ‘예능 대세’ 김영철이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을 때마다 웃음이 터진다
# 강호동 그림자, 이수근
null
‘1박 2일’ 콤비는 ‘신서유기’에 이어 ‘아는 형님’에서도 반짝였다. 마치 그림자처럼 수 년을 붙어 다녀서인지, ‘강호동식’ 진행과 가장 잘 맞는 것은 역시 이수근이었다. 정통 개그 프로그램 출신 답게 콩트에도 능했다. 특히 ‘송년회’ 방송에서 이수근은 가슴팍에서 깻잎을 꺼내 신입사원 강호동에게 건네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오랫동안 합을 맞춰 온 동료이자 선배인 강호동을 깍듯하게 대하다가도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농담으로 그를 당황케 하는 이수근의 모습은 단연 ‘아는 형님’의 백미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홈페이지,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