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아는 형님’은 한 마디로 말해서 ‘B급 예능’이다. 일각에서는 ‘근본 없는 예능’이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딱히 포맷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대본도 없이 멤버들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대처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간다.
치열하게 머리 굴려서 문제를 풀지 않아도 되고 복잡한 게임을 하거나 고도의 심리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것이 ‘아는 형님’을 재미있게 시청하는 방법이다. 그것이 ‘아는 형님’의 가장 큰 매력.
‘아는 형님’은 인생을 살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사소하지만 궁금해 견딜 수 없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출연진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답을 찾는 프로그램. 강호동, 서장훈, 김영철, 이수근, 민경훈, 김희철, 황치열 등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시청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 방송을 시작한 ‘아는 형님’은 시청률이 기대했던 것만큼 높지는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머리 쓰는 것보다 ‘원초적인 재미’를 원했던 시청자들에게 ‘아는 형님’의 등장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여운혁 CP는 “‘아는 형님’은 시청자들의 본능을 자극하고 단순한 웃음을 추구하는 예능이다. 요즘 시청자들이 바쁘게 살고 이런 저런 일에 신경 쓰며 살다 보니 머리 아픈데 복잡한 일에 신경 쓰지 않고 볼 예능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아는 형님’을 기획했다. 요새 ‘아는 형님’ 같은 예능이 없는 것도 이유다”고 말했다.
그래도 시청률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1.809%(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무난하게 시작한 ‘아는 형님’은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지만 지난 주 1.169%까지 떨어졌다.
여운혁 CP는 “시청률이 아쉽긴 하다. 더 잘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3~4% 정도 나왔으면 한다. 하지만 멀리 보고 있다. 요즘에는 관심 있는 분야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아는 형님’은 요새 추세에 맞지 않은 예능인 것 같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는 형님’이 폭발력이 생길 수도 있고 마니아가 없을 수도 있긴 하지만 최근 마니아가 생긴 건 감사하다”고 했다.
또한 여운혁 CP는 네티즌들이 ‘아는 형님’을 ‘근본 없는 예능’이라고 한 것에 대해 “강호동이 방송에서 직접 얘기하기도 했는데 좋다. 재미있는 것 같다. 특별한 포맷이 없는 것 때문에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은데 지금의 포맷을 계속 유지할 거다. 촬영할 때 구성은 만들어 놓지만 대본은 없다”고 전했다.
특히 ‘아는 형님’은 강호동이 데뷔 후 처음으로 종합편성채널 JTBC행을 택하며 출연한 첫 예능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최근 방송에서 예전과 같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강호동은 ‘아는 형님’을 통해 다시 가열 차게 달리기 시작했고 ‘강호동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운혁 CP는 “강호동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박명수가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잘되고 있지 않나. 원래 에너지가 있는 사람은 때가 맞으면 잘 되는 것 같다. 강호동은 여러 가지 면으로 검증된 MC이기 때문에 앞으로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는 형님’은 강호동이 중심을 잡고 가야 프로그램이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호동은 ‘아는 형님’에서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은 모습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옛날식 진행 방식으로 동생들에게 구박을 받기도 하고 몸개그는 물론 여장까지 하는 등 그의 ‘내려놓음’에 네티즌들이 환호하고 있다.
여운혁 CP는 “강호동에게 카메라 없을 때 매력적일 때가 많으니까 그때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했다. 강호동이 방송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고 멤버들과 호흡을 맞출 때 보면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아는 형님’에서 강호동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미쳤다’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 만큼 멤버들이 대활약을 펼치고 있고 멤버들 간에 차진 케미도 보여주고 있다. ‘콩트의 신’ 이수근, ‘강호동 저격수’ 민경훈, ‘서장미’ 서장훈, ‘콩메’ 김영철, ‘강호동 신흥 오른팔’ 황치열, ‘전천후 예능감’ 김희철 모두 각자 캐릭터로 기대 이상의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운혁 CP는 “연예계에서 말 많은 멤버들이 모였다. 편집하기가 쉽지 않다”며 “민경훈은 ‘히든싱어4’를 보고 캐스팅 했다. 예전에는 노래만 잘하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군대 갔다 오고 나서는 남자라는 느낌이 있었다. 예쁘지만 상남자다. 서장훈은 잘 해줄 것 같았다. 말도 많고 머리가 좋다. 멤버들 중에서 아는 게 제일 많은 것 같다. 김영철과 이수근은 콩트를 짜서 오는 건 아니고 즉흥적으로 하는 거다”고 전했다.
‘아는 형님’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멤버들의 호흡이 더욱 차져지면서 웃음의 강도가 세지고 있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최근 김세황이 하차하며 멤버 재정비를 했고 앞으로 게스트들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앞으로 시청률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