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리멤버’, 발암과의 전쟁? 사이다 전개 필요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08 06: 29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이야기 전개상 어쩔 수 없겠지만, 다소 답답한 이야기로 인해 ‘리멤버-발암과의 전쟁’이라는 안타까운 별명이 따라붙고 있다. 악역은 날뛰고, 그에 대항하는 선한 인물이 끝없이 고통을 겪는 것은 선악 대립구도 드라마의 어쩔 수 없는 과정. 다만 ‘리멤버’에서 힘없이 쓰러지고 마는 정의 구현파들의 모습이 반복되다보니 조금 더 빠른 전개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8회는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쓴 아버지 서재혁(전광렬 분)을 구하기 위해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우는 천재 변호사 서진우(유승호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7일 8회까지 전파를 탄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재혁과 진우는 재벌 2세이자 권력과 재력이 막강한 남규만(남궁민 분) 때문에 나란히 살인 누명을 썼다.
진우가 재혁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재심 청구를 하자, 진우까지 살인자로 사건을 조작한 것. 진우가 가지고 있던 규만의 비자금 파일은 진우를 남몰래 돕고 있는 박동호(박성웅 분)로 인해 규만에게 넘어간 상태. 여기에 진우를 돕기 위해 진범을 찾던 이인아 검사(박민영 분) 역시 공격을 받아 쓰러졌다. 진우는 살인 용의자로 공개 수배가 떨어졌고, 진우의 아버지 재혁은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 눈물 짓고 있다. 규만은 천인공노할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뻔뻔하기 그지없고, 점점 악행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

그야말로 선과 악의 대립은 팽팽한 균형추를 맞추고 있지 못하다. 진우를 비롯한 정의 구현파들의 힘은 너무 약하고, 규만의 힘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대항을 해야할지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은 가운데, 아직 갈 길이 먼 이 드라마는 번번이 규만에게 당하는 진우의 모습을 펼쳐놓고 있다. 이야기 전개상 어쩔 수 없겠지만 복수를 다짐하고 정의 구현의 목소리를 전하면서도 매번 실패하니 시청자들은 답답할 수밖에.
검사인 인아는 왜 살인범을 잡는데 홀로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을 맞이 하는지, 도대체 동호는 언제 진우를 돕는 일을 전면적으로 나설지, 진우의 기억력은 정말 문제가 생겨서 또 조마조마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인지. 가슴이 짓눌릴 이야기들이 곳곳에 산재돼 있다. ‘리멤버’ 뿐만 아니라 선악 대립을 다루는 드라마가 모두 이 같은 시청자들의 인내심을 자극하는 순간이 온다고 해도, 일단 이를 마주하는 안방극장은 매번 답답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공개 수배가 떨어진 진우는 너무도 당당하게 진범을 잡겠다고 사람들을 만나는 등 이야기의 구멍이 제법 크다. 
‘리멤버’는 초반 빠르고 흡인력 높은 전개를 보였던 것과 달리 아무래도 조금씩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진우의 행복을 바라는 성미 급한 시청자들의 속을 뒤집어놓는 정의 구현파들의 작은 실수들이 이어지고 있고 그에 반해 악역인 규만은 너무도 섬뜩하고 철두철미하며 운까지 좋은 상황이다.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이 빨리 진우가 인아 뿐만 아니라 동호의 적극적인 도움까지 받아가며 이 난관을 해쳐나가길 바라고 있다. 완벽한 개연성으로 이 같은 차곡차곡 쌓이는 고구마 적립에 대한 설득력을 부여하든, 아니면 조금은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달래는 '밀고 당기기'가 필요할 때다. / jmpyo@osen.co.kr
[사진] ‘리멤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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