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풋풋한 사랑을 키워 오던 두 사람이건만 이들의 연애전선에 적신호가 켜지고 말았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원수가 되어버린 집안의 온도차를 극복하지 못한 민혁과 민아의 안타까운 사랑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타게 만들었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극본 손근주 김지은, 연출 강대선)에서는 현지(민아 분)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성민(이민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재 성민의 아버지 태수(정준호 분)는 20년 세월을 함께 하며 아버지처럼 여겨왔던 현지의 할아버지 백회장(김응수 분) 곁을 떠난 후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그의 협박과 횡포에 고통 받고 있는 상황. 여기에 현지의 아버지인 기범(정웅인 분)도 가담하고 있음은 당연한 사실. 이에 태수는 백회장의 비리 사실이 담긴 녹음 파일을 들고 기자를 찾아가지만 이마저도 기자의 배신으로 실패하게 되고, 급기야는 일자리마저 잃게 됐다. 뱀 같은 백회장에게 이용당하는 인생은 자신의 선에서 끝내고 싶었기에 백회장을 떠나왔건만, 오히려 이 일로 인해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게 된 태수의 마음은 괴롭기만 하다.
이럴 때 아버지가 힘든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잠든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넋두리를 하는 것뿐이었다. 가족을 제 손으로 지키지 못하는 스스로의 못남을 탓하고, 자식만은 자신과 다른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간절한 목소리는 그 어떤 것보다도 아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현지와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빠진 성민은 그의 연락을 외면한 채 만남도 자제했고, 그러던 중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태수와 은옥(문정희 분)이 작은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마련한 트럭이 백회장 측 부하의 손에 도둑맞고 만 것. 이 일로 인해 다시 한 번 실망스러워하며 힘들어하는 부모의 얼굴을 본 성민은 더 이상 현지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고, 결국 이별을 결심했다.
마음을 굳게 먹은 성민은 현지를 향해 “나 이제 너랑 못 만나. 무조건 공부만 할 거다. 이제 너 만날 시간 없다”라고 차갑게 이별을 통보했다. 이에 현지는 당황스러워하며 그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지만 성민은 “공부할 시간 최대한 확보하려는 거다. 솔직히 너 만나서 공부할 시간 너무 할애했다. 후회 된다”라고 덧붙였고, 갑작스레 돌변해버린 그의 태도는 현지에게도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이에 현지는 “다른 이유 있지. 우리 엄마 아빠랑 너네 부모님 관계 때문 아니냐”라며 붙잡았지만 성민은 그런 현지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친 채 뒤돌아섰다.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란 아들은 어느새 한 가정을 짊어진 아버지의 책임감을 나눠들 만큼 훌쩍 자라있었다. 성숙한 아들 성민은 자신의 사랑을 내세우기보단 가족을 택했지만 차가운 그의 겉모습 뒤엔 여전히 현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숨겨져 있다. 또한 성민과 달리 부모님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 채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당한 현지의 상황 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서로간의 잘못이 아닌 집안 사정으로 위기에 처하고만 이들의 사랑은 결국 이대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두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달콤살벌 패밀리’는 집밖에선 폼 나는 조직 보스지만, 집안에서는 와이프 잔소리와 두 아이들 무시에 찬밥 신세인 가장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 휴먼코미디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