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6년 1월 6일 오후 3시, 그리고 오랜만에 찾아온 영하의 날씨였죠. 브랜뉴뮤직의 시무식이 의외의 장소에서 진행됐습니다. 집결지는 서울시 노원구 104마을의 한 공터. 이들은 왜 이 낯선 곳을 서성이고 있었을까요?
행색을 보아하니 깡패? 아니죠. 음원깡패? 맞습니다. 라이머 대표를 비롯해 모든 소속 아티스트들과 임직원을 포함한 브랜뉴뮤직 가족 48명이 모였습니다. 산이부터 버벌진트, 피타입, 키디비, 범키와 트로이, 팬텀, 미스에스, 애즈원, 이루펀트까지. 아 저기 우리 동현이 MC그리도 보이네요.
이들이 모인 이유는요? 두둥~
쇼 미 더 연탄~ 하얗게 식어버린 연탄들이 보이시죠? 이날의 미션은 새 연탄을 이곳 마을 주민들의 집까지 친절하게 배달하는 것! 브랜뉴뮤직은 연탄 5000개를 이 마을에 기부했고, 이 날 총 2000개를 직접 각 가정에 나르면서 구슬땀을 흘렸답니다. 거칠기만 한 줄 알았던 힙합인데, 마음만큼은 보일러네요.
자! 오늘 나를 연탄들입니다. 그리고...맞아요 ‘쌩얼’입니다. 이날 모든 아티스트들이 메이크업도 없이 편한 복장으로 현장에 등장했어요. 그런데 산이의 표정이 ‘멘붕’이네요. 비트가 필요할 듯.
가파른 경사가 보이시나요? 연탄 한 개의 무게는 3.5kg이라고 해요. 한번에 4개에서 6개씩을 지게에 싣게 되는데 지게의 무게까지 약 16kg. 6개를 싣는 경우에는 23kg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저 분 누구죠? 달랑 연탄 두 개를 짊어지고 있네요. 누군지 찾아주세요.(네티즌의 힘을 믿습니다)
"자 이제 그 연탄을 내게 넘겨."
얼마나 힘이 드는지 궁금하시죠? 그래서 본지 기자도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연탄지게를 짊어지고 오르막길을 세 번 오르락내리락했더니 땀이 뻘뻘 나더라고요. 이후에는 취재에 열중하게 됐습니다.
라이머: “한해야 올 한해 고생 많았어. 연탄 번복해서 줄게”
한해: “....”
연탄 배달의 과정을 이렇습니다. 연탄을 지게에 올려주는 이가 있고, 이를 짊어지고 가정까지 배달하는 역할을 하는 이가 있죠. 그리고 각 가정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인력들이 이를 내려서 적재합니다.
힘이 가장 좋게 생긴 라이머 대표. 실망스러운 모습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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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자잔~ 웬열? 연탄 50개짜리 리어카 나갑니다~ '오빠 차 뽑았다 연탄 데리러 가~ ♬'
그런데..대표님, 산이 형 손만 대고 있는 거 같은데요?
산이 : “범키야 두 개 이상 올리면 아주 죽는 거야”(웃으면서)
열심히 나른 연탄은 이렇게 가정집 연탄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문 밖에서부터 안쪽까지 한 줄로 서 릴레이로 연탄을 전달하죠. 캬~ 팀워크 좀 보소.
버벌진트: “근데 이 연탄 번복해도 돼요?”
키디비: “난 104 마을의 론다 로우지! 연탄 내가 다 날랐지! 힘 하나도 들지 않지! 이건 라임이지!”
MC그리: “아 정말 구라 안치고 힘드네요.”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브랜뉴뮤직을 이끄는 라이머 대표와 힘을 보태고 있는 아티스트들. 이 뭉클한 뒤태를 보시라.
잠깐 소개를 덧붙이자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브랜뉴뮤직은 어떤 기획사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며 일정을 빼곡히 채웠어요. 발매한 앨범만 50여개에 달하는데 매주 한 장씩을 찍어낸 셈이죠. 소속 아티스트들도 '핫'하게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회사 인지도까지 껑충 뛰어오른 바. 이제 대형 기획사에서도 먼저 손을 내미는 메이저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답니다.
산이: “야 이제 끝난 거 맞지? 발걸음이 왜 이리 가볍냐”
배달을 마치고 골목을 내려가는 길 어귀에서 귀여운 새끼 강아지들을 만났네요. 누가 라이머의 개래? 슈퍼마켓 옆집 할머님이 키우시는 강아지 4형제입니다.
이웃에 따뜻함을 전달한 브랜뉴뮤직 식구들입니다. 메이크업도 없이 트레이닝차림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빛나는 얼굴들이죠?
막짤은 역시 단체 사진! 2016년도 ‘브랜뉴이어’를 기원하며./joonamana@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