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경력 같은 신인? 독립영화에 비밀이 있다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1.09 09: 40

 신입사원을 뽑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바로 ‘경험’일 것이다. 특히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라면 더욱 높이 평가될 터. 경험이 많아 실무에 바로 투입해도 금방 적응할 신입사원을 두고 ‘경력 같은 신입’이라고 표현한다.
배우를 캐스팅할 때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메라 앞에서 소위 쫄지 않고 자신이 가진 100%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하겠다. 이는 카메라 앞이 익숙한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배역을 척척 잘 따내는 여러 이유 중 하나다. 흥행에 미칠 인지도도 높고, 이미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가장 예쁘게 드러낼 줄 아는 아이돌을 이기려면 배우지망생에게도 그에 버금가는 경험 쌓기가 요구된다.
최근 브라운관을 점령한 신인배우들을 살펴보면, 경력 같은 신인의 비밀은 독립영화에 있다. 배우 변요한, 류준열, 김희찬, 류혜영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들은 브라운관에서는 생소한 신인이었지만, 이미 독립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쌓아왔던 배우들이었다. 적어도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몸을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떻게 말해야 하고 등 자신이 가진 것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릴 준비가 돼 있었다는 말이다.

독립영화의 저력은 변요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tvN 드라마 ‘미생’(2014)을 통해 크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독립영화계에서는 유명한 인물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토요근무’, ‘목격자의 밤’, ‘들개’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던 그는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한 후에도 ‘소셜포비아’에 출연하며 여전히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고 있다. 반대로 독립영화에 다시 관심이 이어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방송사 tvN에서는 특히 이 같은 인물을 잘 발굴하고 있는데,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류준열과 류혜영도 독립영화의 경험이 다수 있다. ‘응팔’을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한 류준열은 지난 2014년 변요한과 함께 ‘소셜포비아’를 촬영했으며 ‘글로리데이’의 개봉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류혜영 역시 드라마는 KBS 2TV의 ‘스파이’와 ‘응팔’ 경험이 전부이지만, ‘여고생이다’를 비롯해 정말 많고 작은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이에 ‘독립영화계의 공효진’이라고 불릴 정도. 여기에 tvN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에 출연 중인 김희찬은 차기 유망주로 떠오를 전망. ‘곧 뜰’ 스타라 하겠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고,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아예 처음 보는 얼굴이 중요한 배역을 따내는 것은 아마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중요한 배역에 배치시킬 수 없는 제작진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때문에 메이저에서는 신선한 얼굴이지만 마이너에서 쌓은 경험을 갖고 있는 타협점 ‘경력 같은 신인’이 각광 받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besodam@osen.co.kr
[사진] '소셜포비아', '그림자 소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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