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가 32년 만에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그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혼자 힘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참 기특했다.
9일 오전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 좋다')에서는 쉰다섯, 서정희의 홀로서기가 그려졌다.
이날 서정희는 다시 부딪치고 일어나고 싶다며 재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늘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탁구도 시작하고 살림도 놓고 하고 싶은 것들을 차근차근 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밤만 되면 잠을 자지 모해서 약을 먹어야 했고, 병원에서는 여전히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서정희는 "저한테 참고 살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도 다 컸다.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눈물 흘렸다.
그리고 이날 그를 버티게 했던 존재인 딸 서동주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어느덧 훌쩍 자른 딸과 함께 학생 시절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은 서정희는 "그 때는 저도 아기였다. 아기가 아기를 키우니 그렇지"라며 자조했다.
서동주는 "엄마가 그동안은 한 사람의 아내, 저희의 엄마로 살았다면 지금은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보기 좋다"라고 전했다. 서정희 역시 "솔직히 지금이 행복하다. 나를 발견하는 것들로 인해서 행복하다"라며 "저는 '나'라는 정체성이 없는 생활을 했지 않냐. 물론 그 사이 사이 행복했고 아이들 키우면서 기뻤고 인정받는 순간도 있었지만, 그곳에 서정희는 없었다"며 현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까지 서정희는 지하철도 타고, 북촌 마을에 가는 등 꿈만 꿔왔던 것들을 하나 하나 이뤄가며 새로운 인생에 한 발짝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사람이 좋다'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인들의 비결과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다. 매주 토요일 오전 8시 55분 방송./ jsy901104@osen.co.kr
[사진]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