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안재홍이 류혜영의 남편이 될 수도 있다.
절에 들어가 공부에만 매진한 그가 성균관대 법학과에 합격하면서 향후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됐기 때문에 일말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보라와 정봉이 만나면서 법조인 커플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하 응팔) 17회는 1989년 봄에서 1994년 가을로 흘러간 5년의 세월이 담겨 시선을 모았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고3 수험생활을 거쳐 어느새 24살 어른이 된 쌍문동 5인방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복권·우표·딱지·음반·게임 등 이리저리 관심거리가 많았던 ‘덕후’ 정봉(안재홍 분)도 힘겨웠던 7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해 미옥(이민지 분)에게 35통의 편지를 보냈지만 그녀에게 “제발 저를 잊어 달라”는 답장을 받게 돼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 미옥은 고3 여름이 오기 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덕선과도 연락이 끊긴 것으로 그려졌다. 충격을 받은 정봉은 공부에만 매달렸고 결국 미란과 성균에게 ‘합격’의 기쁨을 안겨줬다.
물론 다시 미옥과 재회하길 바라는 일부 시청자들의 바람에 따라 정봉이 미옥을 만날 수도 있다. 이날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에서 정봉이 채팅을 하며 깜짝 놀라는 모습이 담겨 혹시 미옥과 연락이 닿은 건 아닌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정봉과 보라가 맺어진다고 하더라도, 정환(류준열 분)이 덕선의 남편일 확률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드라마 및 영화에서 겹사돈을 이룬 가족의 모습이 자주 등장했기에 ‘응팔’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그림이다. 실존에서도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덕선을 사이에 놓고 택(박보검 분)과 정환이 마음을 고백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제작진이 만들어놓은 여러 가지 조각을 주워 이리저리 끼워 맞춰볼 뿐이다.
앞서 극 초반 보라의 중년 역할로 배우 전미선이 등장했는데, 그녀는 남편과의 영상 통화에서 온갖 애교를 부리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젊은 시절 괴팍하고 신경질적이던 보라가 세월을 거치며 성격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봉이 미옥을 잊고, 성년이 된 보라에게 매력을 느껴 연인으로 발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정봉과 보라가 과연 부부의 연을 맺게 될지, 아니면 보라가 헤어졌던 선우(고경표 분)와 재회하게 될지 마지막까지 매의 눈으로 지켜봐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 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응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