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은 다 오월이가.."
MBC '내 딸 금사월'은 본격 송하윤 재발견드라마라고 부를 만 하다. 극 중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이 다 발군의 연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송하윤은 특히 이 드라마를 통해 보다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어느덧 데뷔 13년차다.
드라마 속 송하윤이 분한 이홍도/주오월은 '힘든 일은 다 오월이가 한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불운의 아이콘이다. 친아버지를 곁에 두고도 서로 알아보지 못하는 고아에다가 남편의 도박 빚 때문에 집은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또 손창민과 박세영 사이에 휘말려서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바보가 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아버지와 만나기 직전에 납치돼 죽음을 맞이했다. 더 이상 드라마틱할 수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오월에게는 사건 사고가 많다.
그 만큼 오월이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을 쉽게 믿으 수가 없는데, 실제로 오월이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했지만 아직 살아있다는 복선이 계속해서 제공되고 있다. 오월의 아들 임우랑(이태우 분)은 지난 밤에 어머니의 손길을 느꼈다고 말한 일 등이다. 결정적으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오월의 시체는 발견 되지 않았다. 오월이가 살아 돌아온다면 또 하나의 기가 막힌 고난을 추가하게 된다.
오월이 더불어 오혜상(박세영 분)과 주세훈(도상우 분)의 결혼 파탄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이다. 애청자들은 오월이 가족들이 다 모인 곳에서 오혜상의 악행에 관한 모든 것을 폭로하는 그림을 기분좋게 상상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오월이는 '내 딸 금사월'의 히로인이라 부를 만 하다. 만약 오월이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면 애청자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월이가 분한 송하윤은 13년차 연기 내공을 드디어 빛내고 있다. 앳띤 얼굴로 이 같은 고된 역할을 잘 소화하는 모습이 일면 기특하기까지 하다.
송하윤은 2003년 KBS 2TV 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를 통해 데뷔한 이후 영화 '제보자', '화차', '아기와 나'를 비롯해 드라마 '최강칠우', '리셋', 'TV소설 그래도 푸르른 날에'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또 그간 초능력을 가진 세탁소 주인(2014 '스웨덴 세탁소'), 초절정 긍정 고등학생(2015 '드림나이트'), 동물병원 간호사(2012 '화차'), 시사 교양국 조연출(2014 '제보자') 등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해 왔다.
그러다가 2012년 방송된 SBS 드라마 '유령'에서 소지섭과 곽도원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인터넷 신문사 기자 최승연 역으로 본격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내 딸 금사월'은 송하윤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줄 것으로 여겨진다. / nyc@osen.co.kr
[사진] '내 딸 금사월'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