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부부의 클래스는 달랐다. 마치 뮤지컬 공연에서 느낄 수 있을 법한 감동을 안방까지 전달했다. 실제 부부였기 때문에 사랑하는 감정이 노래를 타고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일까.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괜찮다. 부부특집으로 꾸며진 ‘님과 함께 사랑을 노래하다’는 주제와 완벽하게 일치했으니. 뮤지컬배우 손준호와 김소현의 무대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는 부부특집 ‘님과 함께 사랑을 노래하다’ 편으로 꾸며진 가운데 부부 박준규·진송아, 허규·신동미, 김소현·손준호, 팝핀현준·박애리, 김지우·레이먼킴, 윤형빈·정경미가 출연해 대결을 펼쳤다.
이날 각 팀들은 부부특집이니만큼 자신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을 선곡했다. 개그맨 부부 윤형빈과 정경미까지 웃음기를 싹 빼고 김건모의 ‘미안해요’를 선곡할 만큼 모두 진지하게 공연에 임했던 것.
특히 손준호 김소현 부부는 인연을 맺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메들리를 선택했다. 로맨틱하게도 두 사람이 만났던 첫 무대가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었던 것. 두 사람을 이어준 고마운 공연이다.
이들은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넘버를 메들리로 선보였다. 애절하게 서로를 쳐다보며 감정을 나누기도 했고, 웅장한 노래에 맞춰 좌중을 압도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무대가 될 거다”는 농담 섞인 손준호의 말처럼 안방에서 눈과 귀가 호강하는 공연이 됐다.
가창력이나 무대 완성도를 떠나 ‘가족’에 초점을 맞춰 축제 같은 분위기를 표현했던 다른 부부들도 있었지만, 손준호 김소현 부부는 완벽하게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를 두고 김소현은 “남편 손준호가 홀로 출연해 우승했을 당시 ‘손준호, 김소현 없어도 된다고 전해라’라는 기사를 보고 정말 제가 없어도 되는 거구나 싶었다. 그래도 저희는 일심동체다”고 말했던 바. 그러나 이날 보여준 ‘오페라의 유령’ 메들리는 두 사람이 함께 했기 때문에 더욱 빛났던 공연이었다.
비록 비교적 불리하다는 초반 순서에 걸리면서 최종우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초반 410표라는 고득점과 2연승이라는 성적이 두 사람의 무대에 명곡판정단도 감동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게다가 온라인상에는 최종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쯤 되면 우승 여부는 이미 상관이 없다 하겠다. / besodam@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