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주원·문근영, 더 만개할 30대를 위하여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1.11 16: 56

배우 주원과 문근영이 2016년인 올해 30대가 됐다. 두 사람은 지난 해 말 'SBS 연기대상'에서 각각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하며 20대 마지막을 뜻깊게 보냈다. 두 사람 모두 각종 인터뷰를 통해 30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왔던만큼 지금보다 더욱 만개할 그들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 성실 그 자체, 주원의 더 빛날 30대
영예의 대상 트로피를 손에 쥐고 눈물을 흘렸던 주원의 20대는 성실 그 자체였다. 이미 계원예고 시절부터 부지런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던 그는 2010년 KBS '제빵왕 김탁구'로 브라운관 데뷔를 한 이후 특유의 성실함과 남다른 연기 열정을 뽐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또한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 '굿닥터', '용팔이' 등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 '시청률의 사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특히 주원은 자신에게 대상을 안겨준 '용팔이'에서 수술신과 액션신 등을 모두 직접 소화해내기 위해 촬영 전부터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덕분에 주원은 '굿닥터'의 시온과는 또 다른 의사 캐릭터와 수술신을 완성해내 호평을 얻었다.
또 그는 극 초반 여진 역의 김태희가 잠들어 있는 설정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분량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완벽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때로는 까칠하게, 때로는 인정 많고 자상하게, 태현의 다양한 모습을 깊은 감성 연기로 표현해내는 등 배우로서 연기의 진폭을 한층 넓히며 더 큰 성장을 이뤄낸 것. 상상을 초월하는 살인 스케줄에 잠을 못 자는 날이 줄기차게 이어졌지만, 주원은 끝까지 몰입의 끈을 놓치지 않고 명품 연기력을 과시하며 안방 시청자들을 뒤흔들었다.
주원의 이 같은 활약으로 '용팔이'는 방송 6회 만에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 내내 수목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13회가 얻은 2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며, 마지막회 역시 20.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얻었다. 물론 극 중반부터 산으로 가는 스토리와 극 몰입도를 해치는 PPL, 여진이 간암에 걸린다는 무리수 전개 등으로 인해 드라마 자체는 벽에 부딪혔지만, 주원은 오직 진정성 가득한 연기 하나로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더욱이 주원은 '용팔이'를 통해 주연 배우로서 느낀 책임감을 몸으로 실천하기도 했다. 원활한 촬영 진행을 위해 스스로 진행팀이 되어 연기 외적인 부분까지 신경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단순히 자기 연기만 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태프들, 조연·단역 배우들까지 챙길 줄 아는 주원의 남다른 배려심과 깨어있는 리더십은 '용팔이'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럼에도 주원은 대상 수상 후 모든 공을 스태프와 자신을 위해 응원해준 팬들에게 돌렸다. 그는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정말 오로지 촬영장 스태프들과 배우들 때문인 것 같다. 누구하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제 부족한 부분을 많은 분들이 커버해줘서 내가 이런 상을 받은 것 같다. 감독과 스태프, 배우분들 감사드리고, 팬분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또 주원은 "제 자신을 지키는게 너무 힘들었다. 살면서 내가 변해야 되나, 내가 지금 이렇게 살면 안되고 변해야 되나 했는데 이 상을 받고 나니 지금처럼 살아도 될 것 같다"며 "열심히 순수하게 지금처럼 사람냄새 나는 주원이 되도록 하겠다. 멋진 30대 기대해달라. 40대는 더 멋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문근영, 판타스틱한 30살을 위해
문근영이라는 이름 석 자 앞에는 늘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지금이야 '국민 여동생'이라 불리는 스타들이 여럿 탄생하긴 했어도, 문근영이라는 배우가 남긴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1999년 영화 '길 위에서'로 데뷔한 문근영은 드라마 '가을동화'에 송혜교의 아역으로 출연, 순수하고 아련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을 한껏 매료시켰다. 또 영화 '어린신부'에서는 귀엽고 깜찍한 매력을 한껏 과시,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을 공고히 했다.
이후 문근영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연기 변신을 꾀해왔다. 공포 영화 '장화 홍련', 남다른 춤 실력과 연변 사투리를 뽐내야 했던 '댄서의 순정', 남장여자에 도전해 SBS 연기 대상을 거머쥐었던 '바람의 화원',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성숙한 연기를 보여줬던 '신데렐라 언니', 원톱 여배우의 자존심을 재확인시켰던 '불의 여신 정이', 60대 노인 분장까지 소화해야 했던 영화 '사도' 등 문근영이 보여준 17년의 배우 인생은 언제나 그 색을 달리했다.
그리고 문근영은 지난 해 '마을'을 통해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여배우의 저력을 과시했다. 장르물의 특성상 시청층 유입이 크지 않아 시청률이 좋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문근영은 드라마의 완성도만 보고 출연을 결정 지었다. 이 같은 문근영의 믿음은 제대로 통했다. '마을'은 처음부터 끝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건의 중심이 아닌 주변 인물인 소윤을 문근영이 연기했다는 점이다. 배우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연기력을 뽐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자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텐데, 문근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철저하게 배척당하는 이방인이자 사건을 따라가는 관찰자의 입장이었던 소윤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힘을 빼고 평이하게 연기하려 노력했다. 자신의 캐릭터만이 아닌, 작품 전체를 빛내기 위해 노력했던 문근영의 남다른 판단력과 극에 대한 애정은 결국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소윤에 당위성을 부여, 극을 더욱 매력적이게 만들었다.
이렇게 30대로 들어서는 길목, 배우로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던 문근영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조연 역할을 하면 '한 물 갔나?'라고 말하는 주변 시선이 신경 쓰였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한 물 갔으면 어때. 나는 이제 서른인데. 라는 생각을 한다"며 "나의 서른 살은 조금 더 자유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여유가 생긴 건 아니지만 확실히 이전에는 지키려는 게 많았다면 지금은 많이 놓아지기도 한다. 품으려고 하는 폭도 넓어진 것 같다. 이제는 이래도 괜찮고, 저래도 괜찮다"며 "방황하던 시기에 '사도'를 밀어붙여 하게 됐다. 하는 와중에도 '내가 잘 선택했나'라는 고민이 많았다. 끝나고 나서는 헛헛함이 있었다. 송강호, 전혜진 선배님, 이준익 감독님과 술자리가 많았는데 들었던 이야기가 많다. 정리하고 생각하고 고민한 시간들이 작년이다. '사도'가 개봉하고 많은 부분이 정리가 됐다. 나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고민많았던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문근영은 "가장 화려했어야 할 20대 때는 연예인, 배우, 여자로서 움츠려 살았던 것 같다"며 "이제 나와 내 삶이 자유로울 것 같다. 내가 하는 연기, 내가 맡게 될 역할도 자유로울 것 같다. 그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판타스틱한 서른 살을 보내고 싶다는 문근영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을지, 더욱 만개할 30대를 응원해본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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