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가 '무한도전' 예능총회에서 시작과 끝을 책임졌다. 김구라는 역시 2015년 대상의 주인공다운 예능감과 날카로운 분석력을 보여줬다. 마무리에는 이경규를 2016년 유망주로 정리를 해내면서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냈다. 대상다운 탁월한 진행솜씨였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예능총회 특집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예능을 이끌었던 예능인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게스트로 이경규, 김구라, 김영철, 박나래, 김숙, 윤정수, MC그리, 유재환, 서장훈 등이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던 예능프로그램들과 예능인 그리고 다음해 예능 판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세들이 모인 와중에 특히 빛나는 활약을 보여준 것은 김구라였다. 김구라는 방송 시작부터 MBC 연예대상 대상후보들을 언급하며 “머릿수 채워 넣는 대상후보는 옳지 않다”고 독설을 했다. 이어서 예능총회에 격이 안 맞는 인물들이 있다면서 쉬지 않고 독설을 했다. 특히 김성주에 대해서도 마구간을 뛰쳐나가서 결국 지상파 방송은 MBC만 출연한다면서 새로운 방송을 보여주기보다는 몸값만 올렸다고 비난했다. 이날도 김구라는 논리적이고 타당한 독설들로 듣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확실히 김구라는 집단 토크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 김구라는 MBC ‘세바퀴’ 진행을 7년간 해오면서 쌓인 경험을 이날 예능총회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냈다.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멘트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적절하게 칭찬도 해주고 맥을 끊는 사람이 있으면 화도 내면서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만들어나갔다. 특히 통제 불가능한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의 속을 긁으면서도 달래기도 하는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의 김구라를 만든 것은 독설뿐만 아니라 탁월한 분석력이다. 김구라는 이날도 2015년 예능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며 깔끔하게 정리했다. 예능인들이 처해있는 위기와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근거를 들어서 설명했다. 김구라처럼 재미있고 정확한 분석을 하는 예능인이 찾아보기 힘들다.
김구라는 탁월한 분석과 함께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맡았다. 이날 김구라는 예능총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경규에게 2016년에는 패널로 거듭나라고 조언을 했다. 이에 이경규도 진행자가 안되면 패널로 출연하겠다고 선언하며 달라지겠다고 밝혔다. 최고의 MC 유재석도 이경규가 우리의 앞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존경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구라가 최고의 자리를 거쳤던 MC의 앞길을 틔워준 것이다.
김구라는 호불호가 확실하게 가려지는 예능인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김구라는 능력 있는 예능인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김구라가 시작한 다섯 개의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구라는 이날 ‘무한도전’ 출연으로 대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다시 입증했다. /pps201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