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류준열의 고백이 회자된다. 진심을 모두 담아낸 역대급 고백이 레전드였다면, 이를 장난스럽게 마무리한 장면은 허무 그 자체였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18회에서는 성인이 된 정환(류준열 분)이 짝사랑하는 덕선(혜리)에게 고백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친구들과의 장난 속에 숨긴 진심 어린 고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해 눈길을 끈 것.
이날 방송에서 정환은 동룡(이동휘 분), 선우(고경표 분), 덕선(혜리 분)과 모인 상황에서 공군사관학교 졸업 후 받았다는 '피앙세 반지'를 덕선에게 건네며 “너 좋아해. 너랑 같이 학교 가려고 매일 아침 대문 앞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렸고 너 독서실 끝나고 집에 올 때까지, 나 너 걱정돼서 잠도 못 잤어. 야,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너”라고 갑작스러운 고백을 시작했다.
이어, “버스에서 너랑 우연히 마주쳤을 때, 같이 콘서트 갔을 때, 내 생일날 너한테 셔츠 선물 받았을 때, 나 정말 좋아서 돌아 버리는 줄 알았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생각나고, 만나면 그냥 너무 좋았어. 오래 전부터 얘기하고 싶었는데, 나 너 진짜 좋아. 사랑해”라며 긴 시간 마음속에 품어두었던 소중하고 아련한 첫사랑에게 오래 묵혀뒀던 고백을 풀어냈다.
혜리(성덕선 역)를 바라보는 류준열(김정환 역)의 눈빛과 표정, 그리고 목소리에 그간의 속앓이와 애틋한 진심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장난으로 만들어버린, 뒷걸음질은 보는 모두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 gato@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