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금사월’에서 헤더신과 신득예를 오가며 손창민을 압박했던 전인화가 드디어 이와 발톱을 드러냈다. 한없이 냉정하다가도 순간 불 같이 분노를 표출한다. 전인화가 보여 준 감정의 진폭에 넋이 빠질 지경이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내 딸, 금사월’에서 강만후(손창민 분)는 장인 신지상(이정길 분)을 빼돌린 것이 신득예(전인화 분)라고 확신하게 됐다. 비서가 입수한 CCTV가 그 증거였다.
강만후는 그 즉시 신득예에게 연락했고, 두 사람은 인적이 없는 수영장에서 조우했다. 강만후는 자신의 비리가 연루된 금빛 보육원 붕괴 사고의 배경을 강찬빈(윤현민 분)에게 넘긴 것도, 신지상을 요양 병원에서 몰래 빼낸 것도 신득예의 소행임을 확신하고 닦달을 시작했다.
강만후가 “내 등 뒤에 칼을 꽂은 사람이 당신이었나”라고 부르짖자 냉정을 유지하던 신득예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강만후가 저지른 악행들을 서서히 폭로하며 그의 숨통을 조였던 것이 자신이었다고. 한 번은 얼버무리고 넘어갈 줄 알았건만 신득예는 놀란 기색도 없이 당당했다. 전인화의 눈빛 연기가 돋보인 대목이다.
이날 신득예가 발톱을 드러낸 것은 강만후 뿐만이 아니었다. 최마리(김희정 분) 역시 우아한 맹수로 변신한 신득예의 희생양이 됐다. 신득예는 최마리의 모든 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물론 이를 무기로 “당장 이 집에서 나가”라고 고성을 질렀다. 25년 동안 쌓인 한을 다 풀기라도 하듯이 최마리를 맹렬히 몰아 붙이는 득예의 모습에서 통쾌함과 처연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최마리의 모친 소국자(박원숙 분)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는 소국자에게 “더 이상 바랐다간 천벌을 받는다”고 일갈한 뒤 “사필귀정, 인과응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악인에게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는 신득예의 모습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내 딸, 금사월’에서 실종될 뻔한 개연성을 돌려낸 것이 전인화의 이 같은 연기력임을 부정할 수 있는 시청자가 있을까. 그가 드러낸 이와 발톱이 더 날카롭고 번쩍거리는 이유다. 강만후는 그런 신득예의 모습을 알면서도 당하게 될까. 또 그는 과연 언제쯤 헤더신의 정체를 꿰뚫어 볼 수 있을까. 본색을 드러낸 신득예의 모습이 ‘내 딸, 금사월’의 다음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내 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