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남류'는 진정 설레발이었을까.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주인공 덕선(혜리 분)의 남편 찾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방송 초반부터 정환(류준열 분)을 응원하던 팬들은 아직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를 지지하고 있지만, 지난주 방송으로 '어남택'에 무게가 실리면서 끝까지 수수께끼 같은 추리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응팔'에는 가족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동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로 이어졌던 여자주인공의 남편 찾기가 더해져 재미를 높였다. 특히 방송 초반 덕선을 향한 정환의 마음이 먼저 공개되면서 '어남류'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많은 응원이 쏟아졌다. 그동안 '응답하라' 시리즈의 구조를 봤을 때 덕선의 남편은 당연히 정환이 되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최택(박보검 분)의 반격이 있었다. '응칠'의 윤태웅(송종호 분)과 '응사'의 칠봉이(유연석 분)이 여자주인공과 삼각관계를 형성했듯이, 최택과 덕선, 그리고 정환의 삼각 러브라인이 부각되면서 이번에는 '어남택'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응칠'과 '응사'에서 여자주인공 성시원(정은지 분)과 성나정(고아라 분)의 남편은 어느 정도 윤윤제(서인국 분)와 쓰레기(정우 분)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응팔'의 택과 정환은 꽤 치열했다.
그럼에도 '응답하라' 시리즈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말에 따라 어남류에 대한 지지가 상당했다. 시청자들은 2015년의 덕선과 남편의 행동을 하나 하나 분석하면서 어남류인지, 어남택인지 수수께끼를 풀어갔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덕선의 남편을 두고 결정적인 에피소드가 공개되면서 다시 한 번 남편 찾기 토론에 불을 붙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소개팅남에게 바람맞은 덕선을 위해 이승환의 콘서트장으로 향하는 택과 정환의 모습이 그려졌고, 가까스로 택이 먼저 덕선에게 도착하면서 정환이 마음을 접는 듯한 내용이 펼쳐졌다. 특히 정환은 덕선에게 공사 피앙세 반지를 건네면서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지만, 이내 이를 장난으로 만들면서 첫사랑을 떠나보내는 모습이었다. 정환의 고백 장면에서 덕선의 표정과 택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듯 계속해서 가게 문을 바라보는 모습 등이 이어지며 어남택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사실 지난 17, 18회 방송을 보면 덕선의 남편은 택이인 듯 보였다. 다면 '응답하라' 시리즈의 경우 워낙 많은 복선을 깔아놓고, 반전을 꾀하고 있기에 어남류를 주장했던 시청자들은 그들만의 시나리오로 여전히 정환을 응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방송 초반 워낙 정환, 류준열에 대한 열광이 컸기 때문에 이 뜨거운 열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종영에 대한 아쉬움이 큰데, '응팔'은 덕선의 남편이 누구인지 궁금하기 때문에 종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종영까지 남은 2회 동안, '응팔'은 예상 시나리오대로 전개됐던 그간의 '응답하라' 시리즈를 뒤집는 반전이 남아 있을까. 지난주의 예상대로 택이 덕선의 남편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반전으로 결국에는 정환이 첫사랑을 이뤘을지 더욱 더 결말이 기다려진다. /seon@osen.co.kr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