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찾기'는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
예상대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속 '남편 찾기'가 불이 붙었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로 흘러가던 모양새가, 최근 '어남택'으로 갑작스럽게 선회했기 때문.
덕선(혜리 분)에게 진지하게 고백을 하던 정환(류준열 분)은 그걸 난데없이 "장난이었다"고 해서 가슴 쿵쾅거리며 시청하던 이들을 한순간에 허탈하게 만들지 않나, 딱 봐도 정환의 미래처럼 보였던 현재의 덕선 남편(김주혁)은 이번엔 택이의 미래처럼 행동하질 않나.
앞서 '응칠'과 '응사'처럼 디테일한 제작진의 성향으로 여기저기 남편의 흔적이 묻어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그야말로 수없이 '응팔'을 반복 재생했던 애청자들의 손가락에 힘이 풀리는 소리와 탄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릴 정도다.
당초 제작진은 1994년 쌍문동에 사는 다섯가족들을 중심으로 변화된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했으나, 전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남편 찾기'가 있을 것이라고 신원호 PD가 또렷하게 밝혔던 그 순간,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모습이다.
'응칠'보다 '응사'때, 그리고 '응사'보다 '응팔'때 남편 찾기를 향한 목소리가 더 크고 시끄러운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 이렇게 될 것이라 분명 예상했을 제작진, 특히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왜 그렇게도 '남편 찾기'를 고집하며 놓지 못했던 것일까. 이는 예능 프로를 만들었던 그들이 여전히 드라마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않음도 한 몫했다.
OSEN과의 인터뷰 때마다 한 회를 만들고, 이걸 모두 엮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에 대한 적잖은 어려움을 토로했던 신원호 PD는 시즌3 시작에 앞서서도 "나도, 이우정 작가도, 드라마가 3번째다. 아직도 잘 모른다"고 반복해 이야기했다.
20회 각각의 기승전결을 하나로 엮어주는 기둥 역할을 이 '남편 찾기'가 한다는 것이 신원호 PD의 설명.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첫사랑' 코드도 반드시 들어간다는 것도 강조했다.
신원호 PD는 "지나간 시절이라는 코드와 첫사랑은 떼어놓을 수 없는 코드다. 나 뿐만 아니라 이우정 작가가 좋아하는 코드이기도 하다"며 "이번에도 '남편 찾기'는 들어간다. 20회 각각 회차가 기승전결을 갖춘 구조지만, 큰 기둥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이 필요하지 않겠나. 극중 덕선(혜리 분) '남편 찾기'는 그런 요소다"고 설명했다.
결국 어느 정도의 반발은 감안하더라도, '응팔'의 전체적인 구조의 틀을 무엇보다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 이 '남편 찾기'는 '응칠'부터 '응팔' 때까지 줄곧 놓지 못한 셈이다. 신 PD가 '응답' 시리즈를 "망할 때까지 하겠다"고 했던 만큼, 또 다시 나올 '응답하라' 시즌4 역시도 이 '남편 찾기'는 빠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