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은 가운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일주일의 시작을 보내고 있다. 남은 2회 동안 그 어떤 이야기보다 궁금한 것이 혜리의 남편이 누구냐는 것. 어떤 인물에 감정 이입을 해서 이 드라마를 봤느냐, 그리고 어떤 배우를 응원하느냐에 따라 결말이 아쉬울 수밖에 없기 때문. 어떻게든 최대한 설득력 있게 전개를 해야 드라마를 두달간 지켜본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오는 16일 20회로 막을 내린다. 지난 해 11월 6일 첫 방송을 한 이 드라마는 쌍문동 골목길에 사는 다섯 가족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가족애를 다뤘다. 따뜻하고 정겨운 우리 이야기를 다루며 향수를 자극하고 감동을 선사했던 이 드라마는 곳곳에 인간애가 묻어 있어서 중독성이 강했다. 여기에 ‘응답하라’ 시리즈가 줄곧 해왔던 삼각관계, 그리고 여주인공의 남편을 찾는 장치는 언제나처럼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정환(류준열 분)과 최택(박보검 분) 중 성덕선(혜리 분)의 남편이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방송 내내 쏠렸다.
초반 정환이가 덕선의 남편일 것이라는 추측이 강했다. 이 시리즈에서 언제나 여주인공의 남편은 무뚝뚝한 남자였다는 점, 그리고 덕선이의 남편의 성인 연기를 김주혁이 한다는 점이 정환이가 덕선과 결혼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감이 실렸다. 정환이를 연기하는 류준열이 아무래도 택이를 연기하는 박보검보다 김주혁과 더욱 닮았기 때문. 허나 지난 9일 방송된 18회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정환이가 덕선이에게 진심을 담아 고백한 게 장난으로 마무리되고, 덕선이가 정환이의 고백을 들으면서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 더욱이 덕선이 홀로 콘서트장에 있었던 날 정환이가 주춤하는 사이 택이가 먼저 덕선이와 마주하게 되며 택이가 덕선이의 미래 남편일 것이라는 분위기로 확 바뀌었다. 물론 또 다시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에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지만 말이다. 이 같이 누가 남편일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어진 이야기로 인해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더욱 집중해서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동시에 어떤 인물에 감정을 이입해서 보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떤 배우를 더 호감으로 여기느냐에 따라 미래 남편으로 소망하는 인물이 달라지고 팬덤간의 응원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펼쳐지는 중이다.
이제 관건은 어떻게 이야기를 끝맺음 하는 것보다 어떻게 설득력을 부여해서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 양쪽 팬덤을 끌어안느냐이다. 어떤 결말이 나오더라도 두 남자 캐릭터 팬덤 중 한 쪽은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기에 더욱 개연성 높은 전개가 필요한 것. 7년간의 첫 사랑을 숨겨온 정환이 만큼 드라마 초반부터 남편이 누구일지에 대한 끊임 없는 추리를 해온 시청자들이 ‘응답하라 1988’ 마지막 2회에 온신경을 집중해서 지켜보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