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연석이 ‘냉장고를 부탁해’에 등장했다.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매력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훈훈한 외모만 갖고 있는 게 아니었다. 평소 요리에 대해 관심이 높은 덕에 셰프들의 요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유려한 말솜씨, 알뜰한 살림꾼의 면모, 투철한 자기 관리, 그리고 수준급의 사진 실력까지 갖춘 유연석은 그야말로 ‘훈남’의 정석이었다.
지난 1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배우 유연석의 냉장고 재료로 요리 대결을 펼치는 셰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주 문채원의 휑했던 냉장고와 달리 이날 공개된 유연석의 냉장고에는 식재료가 풍부했다. 냉장고 안에는 그의 건강을 걱정한 팬들이 보내준 과일청과 견과류, 흑마늘 진액 등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고, 김성주는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 역을 맡으며 보여줬던 그의 명품 몸매 관리 비법에 대해 물었다. 이에 유연석은 평소 2시간 정도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복싱을 하며 관리를 하고, 만약 작품을 위해 몸을 보여줘야 할 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든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자리 관리에 철저한 그는 음식 하나도 허투루 먹는 법이 없었다. 냉동실에 얼려 놓은 새우 살을 가미해 해장라면을 끓여먹는다거나 생닭 치킨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직접 생닭을 발골 할 정도로 그는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빠진 포트와인을 이용해 스테이크를 했던 최현석 셰프를 따라하다 오피스텔 전체에 화재경보기를 울려버린 일 등 요리에 관한 에피소드를 얘기하는 그에게선 요리를 좋아하는 마음이 절로 느껴졌다. 또한 스케줄이 없을 땐 마늘을 다져놓고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놓는다거나 얼린 밥을 한 공기씩 봉지에 넣어 보관해 놓는 등 자취 5년 차의 노련한 살림 노하우도 엿보였다.
이런 그의 냉장고엔 특별한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필름이었다. 사진이 취미라고 밝힌 그는 파일로 사진이 오가는 디지털 카메라보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선호하고 있었고, 하나밖에 없는 사진을 찍어 선물한 후 기뻐하는 상대의 얼굴을 보면 자신 역시 너무 좋다며 즉석 사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셰프들이 대결을 펼치는 동안 카메라를 꺼내 직접 사진을 찍었고, 현장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진에 MC와 셰프들은 그의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후 유연석을 위한 셰프들의 요리가 완성됐다. 요리를 마주하고 향부터 음미한 그는 음식에 대해 식감과 풍미, 들어간 재료에 대한 하나하나의 맛을 놓치지 않고 설명했고, 그 맛은 브라운관 너머의 시청자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렇게 음식의 맛을 제대로 즐길 줄 알고 사진을 통해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을 포착할 줄 아는 유연석은 누구보다도 낭만과 추억의 소중함을 아는 배우였다. 외모 뿐 아니라 속까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꽉 찬 이 남자. 과연 누가 빠지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싶다.
한편,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