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유아인의 지략이 빛나는 순간 시청자는 즐겁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 29회에서는 비밀조직 무명의 이성계(천호진 분) 암살 계획을 간파하는 이방원(유아인 분)의 활약이 그려졌다. 한 치 앞을 내다보는 이방원의 지략적인 면모는 그의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와 더해지며, 철혈군주 태종에 오를 이방원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았다.
이날 이방원의 명석한 두뇌플레이는 짜릿함을 선사했다. '규목화사'와 '초닷새 미시'라는 첩보를 얻은 이방원은 무명의 움직임에서 수상함을 감지했다. 이성계가 상왕에게 하사품을 받는 때 역시 초닷새 미시, 또 그 시간에 삼한제일검 이방지(변요한 분)가 자리를 비우려 했다는 사실을 하나씩 떠올린 것.
나아가 이방원은 이성계 암살 계획을 의미하는 무명의 암어 ‘규목화사’의 뜻을 예리하게 읽어내며, 무명의 음모를 사전에 막았다. 이방원의 빠른 두뇌회전과 상황 판단력이 이성계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다. 이성계의 목숨을 노린 무명의 위협에 이방원은 주변 정세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처럼 더 큰 판세를 읽어나가는 이방원의 모습은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이방원은 왕을 폐위시키고 자신들이 원하는 새로운 왕을 보위에 올리려는 무명의 계획과 이로 인해 움직일 정몽주의 행동에 주목했다. 그리고 정도전(김명민 분)을 찾아가 정몽주와 무명의 뜻대로 되지 않도록, 이성계를 옹립할 기회를 먼저 잡으라고 청했다.
이방원이 정도전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 장면은 시청자의 흥미를 더했다. 이방원은 빨리 가는 길을 두고 돌아가는 정도전과 이성계를 두고 "고귀한 사심을 가졌다"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도전은 “그것을 다시 말하면 이상이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뜻을 굽히지 않는 정도전에 이방원은 얼굴을 싸늘하게 굳히며 긴장감을 드리웠다.
극중 이방원은 명민한 머리와 빠른 행동력으로 남다른 지략을 펼쳐내고 있다. 이방원의 지략은 훗날 자신의 위기를 피의 숙청으로 돌리며 더욱 무섭고 섬뜩하게 빛날 전망. 또한 스승 정도전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때마다 보이는 이방원의 서늘한 표정은 그가 앞으로 어떻게 심경변화를 겪고 철혈군주로 거듭날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유아인은 이러한 이방원 캐릭터에 생동감 넘치는 연기력을 더하며,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흡인력 높은 연기력과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유아인이 앞으로 어떤 파란을 몰고 올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