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상욱은 연기 열정 하나만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랐다. 단역부터 시작해 원톱 남자 주인공으로 오르기까지, 힘든 순간이야 많았겠지만, 모든 것을 극복하고 브라운관 안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빛낼 줄 아는 법을 체득한 배우다. 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22살에 데뷔한 그는 청소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학업, 연애 등 청소년들이 가진 문제를 현실감 있게 녹여냈다. 하지만 곧바로 대중의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 ‘에어시티’ ‘드라마시티’ ‘춘자네 경사났네’ ‘선덕여왕’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모두가 그의 진가를 알아보진 못했다.
그러다 2010년 ‘자이언트’에서 귀공자풍 외모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조민우를 연기하면서 ‘실장님 캐릭터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당시 이덕화 정보석 등 어마어마한 선배들의 구력에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녹아들며, 민우를 측은하고 이해되는 남자로 만들어냈다.
주상욱은 대표적인 의학 드라마 ‘굿 닥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의사 캐릭터로 우수 연기자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연기력까지 입증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대중은 주상욱이란 배우의 연기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 역시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애착이 가는 작품 중 하나일 게다.
그 밖에 ‘앙큼한 돌싱녀’ ‘미녀의 탄생’ ‘복면검사’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팬들이 주상욱을 가장 기억하는 대표적인 작품은 ‘굿 닥터’이기도 하겠지만, ‘앙큼한 돌싱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앞서 차가운 의사를 보여줬다면, 여기선 이민정과의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현재 출연 중인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는 사랑했던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는 보좌관 진형우 캐릭터를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 연기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주상욱은 엘리트 캐릭터에 감싸 안아주고 싶은 따뜻함을 부여하는 연기적 능력을 타고 났다. 이렇게 180도 변신하는 능력을 가진 배우를 보는 건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에게 호감을 갖고 늘 한결 같은 애정을 보낸다.
사석에서 만난 주상욱은 솔직하고 따뜻했지만 푼수 같은 남자였다. 연기할 때 넘치는 카리스마와 달리, 수다가 많고 잘 웃는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해서다.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더라도 변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정성이 느꼈다.
주상욱은 우연히 연기를 시작하게 됐지만 이제는 연기의 형식이나 스타일을 탐구하며 분석하는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 다양한 장르와 역할을 옮겨 다니며 출중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주상욱이 앞으로 얼마나 놀라운 열정과 재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