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밀크남이 츤데레 이긴 '이례적 사례'되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6.01.12 10: 15

'국민 아기사슴' 배우 박보검은 한국 드라마계에 이례적인 러브라인 결과를 낳을수 있을까.
tvN '응답하라 1988'이 마지막 전개를 남겨두고 남편 찾기에 스퍼트를 올렸다. 제작진은 마치 코드마냥 남편의 존재를 숨겨놓았고, 시청자들은 이 코드 해석에 한창이다.
그런데 분위기가 전작들과 사뭇 다르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와 비슷한 양상이긴 하나 이 정도로 헷갈리지는 않았다는 것이 중론. 아무리 코드처럼 숨겨 놓았다고 해도 제작진과 시청자간의 암묵적인 약속, '내정자' 비슷한 게 있었고, 팽팽한 구도 속에서도 힘이 더 들어가는 인물이 있었던 사실이다.

그렇기에 '응답하라 1988' 역시 같은 패턴의 반복(첫사랑 정환(류준열)이 남편)일 것이란 추측이 당연하게 여겨졌고, 흐름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1/3 지점에서 확 올라온 최택(박보검)과 '내정자' 김정환은 마지막까지도 혼동 그 자체라는 반응이다.
여기에는 박보검 자체의 매력도 한 몫하고 있다. 극 중 천재 바둑기사 최택 캐릭터로 열연 중인 박보검은 혜리(덕선 역)의 남편 후보로 류준열과 팽팽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소 느슨해졌다는 비판을 받은 이 삼각 러브라인에서도 배우들의 매력 만큼은 '짱짱'했다.
박보검, 혹은 최택의 강점과 특이점 중 하나는 그간 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주로 서브 남자주인공인)밀크남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였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 속에서 밀크남들은 보통 여자주인공에게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하며 온 사랑을 바치지만 결국 겉으로는 딱딱하지만 뒤에서 몰래 챙겨주는 츤데레에게 그녀를 떠나보내고 만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따지고보면 최택 역시 이런 밀크남의 계보다.
하지만 최택은 마냥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것을 넘는 그 이상이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한다. 보호 본능, 모성애를 자극하는 지켜주고 싶은 남자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기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바둑 말고는 눈치도 없고 잘 하는 것도 없어보이지만 비상한 두뇌와 감각은 한 순간의 눈빛을 통해 드러난다. 택이 정환이가 덕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정환의 표정을 보고 깨달을 때 지은 표정은 한 순간 오싹했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평소에는 별 생각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대국에서 진 상대방을 향해 건네는 말은 깊은 울림이 있다. 그리고 정환이 패배감을 느낄 정도로, 결정적인 순간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그녀에게 달려가는 담대함도 있다.
박보검은 자신의 매력으로 언젠가 봤던 것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들었다. 바로 일명 '국민 아기사슴'이라 불리는 캐릭터인데 이는 츤데레들에게 어딘지모르게 항상 밀렸던 국민 남동생이나 밀크남과는 또 다른 지점에 있다. 실제로 정환이 남편이 되길 응원하는 이들도 택이 가슴 아픈 건 싫다는 반응을 많이 볼 수 있다.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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