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인더트랩’의 발암 인물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주먹을 부르는 진상 선배들이 김고은을 괴롭히면서 시청자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는 중. 대학생활에서 한 번은 마주칠 법한 현실적인 인물들인 까닭에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순항 중이다. 친절한 듯 보이나 차가운 면모를 숨기고 있는 유정(박해진 분)과 그의 진면목을 알고 있는 홍설(김고은 분)의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학을 배경으로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대학시절에 만났을 진상 선배들이 만들어가는 갈등 구조가 안방극장의 분노를 야기하고 있다.
흔한 막장 드라마에 등장하는 절대악은 아니지만,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라 시청자들을 부들부들 떨게 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은 김상철(문지윤 분)이다. 홍설에게 “홍후배”를 외치며 후배 등골을 빼먹는 선배다. 공금을 빼돌리고 조별 과제에서 일을 미루기 일쑤. 자신 때문에 설이가 조별 과제 D를 받아도 뻔뻔하기 그지 없다. 물론 악한 인물은 아니다. 속이 좁고 배려심이 없으며 무능력하다.
지난 11일 방송된 3회에서 상철보다도 여성 시청자들의 분노를 산 인물이 있다. 상철은 그래도 선한 구석이라도 있다. 혼설을 겁탈하려는 마음을 먹었던 민도현(신주환 분)이 그 주인공. 유정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상상도 하기 싫은 이야기를 만들었을 인물이다. 음흉한 눈빛 연기까지 너무도 훌륭히 소화해 마치 실제로 우리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 같았다.
얄미운 여자 선배도 있다. 상철과 함께 홍설의 조별 과제를 망친 또 다른 주역인 다영(김혜지 분)이다. 아프다는 핑계로 홍설에게 일을 다 미루면서도 자신의 과제는 꼬박꼬박하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상철이 대놓고 진상이라면, 다영은 은근히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 성격이다.
홍설을 고단하게 만드는 세 선배들의 존재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요소. 강도는 다르겠지만 실제로 있을 법한 인물들이라 이들의 존재 자체가 이 드라마의 감정 이입이 더 잘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분명히 보고 싶지 않은 짜증나는 인물이고,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너무 얄밉도록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 ‘치즈인더트랩’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서 공감을 사는 부분은 대학생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 악역에 가까운 세 사람의 반갑지만은 않은 활약이 현실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는 중이다. / jmpyo@osen.co.kr
[사진] '치즈인더트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