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시청자 '응팔앓이'…제작진 '스포 속앓이'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1.12 12: 55

또 스포일러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확인도 되지 않은 채로 무분별한 추측성 스포일러가 2회 밖에 남지 않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제작진의 발목을 잡으며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시청자가 '응팔앓이'를 하는 내내 제작진은 '스포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해당 추측들에 대해 하나 둘 "맞다" "아니다"고 답하는 순간, 그게 또 다시 남은 방송에 힌트가 되어버리는 이상, 이를 명확하게 답해줄수도 없는 노릇. 더욱이 이제는 SNS를 통해 '응팔 찌라시'까지 등장하는 촌극이 벌어져 확산 속도가 날개를 달았다. '친구의 친구'쯤에게 전달되어 오는 실체조차 없는 짧은 문장은 '응팔'의 가장 중요한 '남편 찾기'의 결말을 허무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남편 찾기' 코드가 적용됐던 전 시즌 '응답하라 1994'도 어느 정도의 추측이나 스포일러는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이는 18회 현재 무려 18%(닐슨코리아)에 육박하는 '응팔'의 높아진 시청률과 이같은 시청률보다 한 뼘 더 높은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null

12일 오전 '받은글'이라고 시작하는 짧은 문장으로 번지고 있는 '응팔' 촬영에 대한 'SNS 찌라시'는 서울의 특정 지명과 장소까지 등장, 주인공 덕선(혜리 분)이 누구와 결혼을 하고 있는지를 언급해 결말을 예측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물론 이는 현재로서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며, 특정 엔딩을 바라는 팬층이 만들어 낸 루머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 tvN 측도 이와 관련해 "해당 문의를 많이 받았다"며 "제작진의 입장은 이전과 동일하다. 추측성 스포일러에 대한 자발적 자제를 부탁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법적 제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tvN 관계자는 OSEN에 "결말까지 2회가 남았다. 마지막까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며, 남은 내용은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 마지막까지 촬영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제작진을 허탈하게 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일찍부터 촬영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회당 1시간 30분을 넘어서는 런닝타임으로 엄청난 분량을 쏟아내며 시청자를 만족시키고 있는 '응팔'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같은 스포야말로 힘이 빠지는 일일수밖에 없다.
null
법적 제제에 대한 경고도 한 차례 있었다. 앞서 '응답하라 1988' 제작진은 지난 8일 "방송되지 않은 내용이 사전 유출되는 것에 대해 제작진은 법적 제재 등을 검토 중에 있다. 부디 드라마를 통해 공개될 이야기들이 미리 대중에게 전달되지 않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스포일러에 대한 공식입장을 전했던 터.
하지만 결국 이렇게 '남편 찾기'의 엔딩에 대한 스포일러까지 터져 적잖이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 드라마의 결말까지 몽땅 오픈하는 무책임함, 이는 과연 누구를 위한 스포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