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음악쇼라는 포맷에 딱 맞는 전개다. 가수의 정체뿐만 아니라 성별까지 숨기며 기막히게 반전을 꾀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 음악예능 중에서도 유독 더 인기 있는 이유다.
'복면가왕'은 가면을 쓰고 정체를 숨긴 채 오직 목소리, 노래 실력으로만 평가받는 음악 버라이어티다.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정체를 숨기고 나와서 가창력을 입증하며 '재평가'받았고, 추억 속 가수들이 등장해 재기의 밑거름을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체를 숨기는 일인데, 수수께끼처럼 추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즐거움과 함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래서 '복면가왕'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반전'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스타들이 복면을 벗고 정체를 밝힐 때의 짜릿함이 듣는 즐거움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프로그램의 인기를 높인 것. 특히 최근에는 성별까지 속이는 치밀한 짜임으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복면가왕'에서는 경국지색 어우동이라는 닉네임의 출연자가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울충만 체키라웃과의 1라운드 대결에서 승리한 어우동은 방송 직후 무엇보다 성별논란(?)에 휩싸였다. 여자의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가녀린 음색을 뽐냈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어우동이 남자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 소녀시대 태연과 포미닛 허가윤, 달샤벳 수빈 등의 추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보이그룹 업텐션 멤버 선율이라는 반응도 크다.
이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앞서 지난해 6월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가수 백청강은 성별을 감쪽같이 숨겼다. 도장신부의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고, 뛰어난 가창력에 감탄하기 전에 여자가 아닌 남자 가수라는 사실이 시청자들을 패닉에 빠트린 것.
백청강의 사례로 미루어보아 어우동이 남자일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사실 목소리만으로 가면 속 스타들의 정체를 맞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성별이라는 하나의 수수께끼를 더 더하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전략이다. 성별까지 추리해야 하는 '복면가왕'의 치밀함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