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슈가맨' 노이즈, 한 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6.01.13 06: 48

90년대 초중반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노이즈가 ‘슈가맨’으로 나타났다. 1995년 여름 가요순위 차트 1위를 휩쓸었던 ‘상상 속의 너’를 들으며 20대부터 40대 방청객들은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이하 ‘슈가맨’) 신년특집 2탄의 주인공은 바로 그룹 노이즈였다. 본래 4인조였던 이들이었지만 이날 천성일은 개인 사정으로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노이즈는 그의 공백이 무색하게 ‘상상 속의 너’를 열창하며 무대를 가득 채웠다. 은퇴 후 18년 만의 무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홍종구와 김학규, 한상일 세 사람은 녹슬지 않은 댄스 실력과 라이브로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상상 속의 너’ 외에도 6집까지 앨범을 발표했던 노이즈의 히트곡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이에 유재석 팀은 슈가송 선정에 어려움을 토로했고, 이를 돕기 위해 노이즈는 데뷔곡인 ‘너에게 원한 건’ 무대를 선보이며 그의 선택을 도왔다. 데뷔와 동시에 ‘가요톱텐’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골든컵을 차지, 이후 전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헬기 수송으로 스케줄을 소화하고 스케줄이 끝나면 벤의 유리창이 다 깨지고 안에 있는 의상과 소지품을 도난당할 만큼 열성팬들이 많았던 이들이 갑작스레 가요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홍종구는 “세대가 확 바뀌는 걸 느꼈다. 6집까지 내고 그만뒀는데, 5집 ‘성형미인’ 발표 후 H.O.T.가 나왔다. 저희랑 음악이 완전 달랐고, 우리가 버틸 곳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은퇴 선언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렇게 화려했던 가수 생활을 마감한 이들은 각자의 살 길을 찾아 떠났다. 김학규는 ‘주유소 습격 사건’이라는 영화에 현재는 쟁쟁한 배우의 반열에 오른 유해진, 이종혁 등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불량배 역을 맡으며 잠시 연기 생활을 하기도 했다. 홍종구는 고수, 남경주가 소속된 회사의 대표로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한상일은 외식업을 거쳐 현재는 미국을 오가는 의류 사업을 하고 있었다.
홀연히 가요계를 떠난 지 어느 덧 18년이 된 노이즈. 자신들의 히트곡을 재해석해 부르는 후배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세 사람의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이후 홍종구는 “노래를 듣는 내내 감사하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슈가맨’이 노이즈에게 새로운 추억과 전환점이 된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고, 과거 전국의 지역별로 있었던 팬클럽을 떠올리며 소중한 팬들을 언급했다. 한상일 또한 “오빠들이 여기 나왔다. 앞으로 팬들 다시 모집해서 SNS로 연락 해”라고 당부했다. 이날 노이즈는 향후 활동에 대한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만으로도 동시대에 노이즈의 노래를 듣고 즐겼던 세대는 충분히 행복해했고, 노이즈 역시 그러했다. 세월이 흘러 과거의 날렵하고 풋풋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 노이즈. 한 번 오빠는 역시 영원한 오빠란 사실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한편 '슈가맨'은 잊고 있었지만 노래를 들으면 기억나는 '슈가맨'을 찾아 이들의 히트곡을 2015년 최신 버전의 '역주행송'으로 재탄생시켜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슈가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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