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치인트' 짜.증.유.발.자.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1.13 07: 20

 얼굴은 비현실, 내용은 극현실.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의 이원화 전략이 3화 만에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였다. 지난 11일 방송된 ‘치인트’ 3회는 평균시청률 5.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회보다도 0.6% 오른 수치다. tvN ‘응답하라 1988’의 화제성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는 모양새다.
1, 2화에서는 주인공들의 ‘열일 하는’ 비주얼로 눈을 사로잡더니 3화부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특히 강 교수(황석정 분) 수업에서 진행된 조별 과제 장면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완벽히 이끌어냈다. 상철(문지윤 분), 민수(윤지원 분), 다영(김혜지 분), 도현(신주환 분) 까지 대학 생활을 하며 볼 법한 무임승차자 캐릭터들을 전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앞으로의 ‘치인트’에서 이러한 짜증유발자들의 활약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원작 웹툰 속에서 홍설(김고은 분)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손민수(윤지원 분)와 ‘자뻑’ 진상 오영곤(지윤호 분)이 그들이다. 이런 인물들을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 번 주위를 돌아보라. 손민수나 오영곤을 닮은 시선들이 도사리고 있었을 지도 모르니.

# 연이대의 유령이 홍설 따라쟁이로, 손민수
취향을 도둑맞아 본 일이 있는가? 특정 주변인에게서 어느날 문득 묘하게 거울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 말이다. 옷 스타일도, 머리 모양도 전혀 달랐는데 서서히, 혹은 갑자기 나와 똑같아져 버린 사람을 발견할 때가 있다.
외모 뿐만 아니라 사상이나 이상형, 좋아하는 드라마나 책 같은 것도 이 같은 ‘취향 베끼기’의 대상이다. 이런 인물들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원래 나도 이 걸 좋아했다”며 잡아 떼거나,  숫제 내 스타일을 칭찬하고 드는 것이다. “따라하지 말라”고 말하면 이상한 사람이 돼 버리는 상황. 손민수가 바로 이 ‘취향 도둑’이다.
원작 웹툰 상의 전개로는 남자친구도, 성적도, 죽고 못 사는 친구도 있는 홍설을 부러워하던 손민수가 종국에는 그의 모든 것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머리도 홍설처럼 염색하고, 패션도 똑같이 흉내낸다. 피해의식이 지나쳐 홍설이 자신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생각해 버리기까지 한다. 아직까지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유령 같은 학생에 불과한 손민수가 어떻게 발톱을 드러낼 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그리고 이 상황을 유정이 보고만 있을지도.
# 안하무인 스토커, 오영곤
오영곤 역시 아직 현실에서 만나 본 적이 없다면 재수가 좋다 할 만큼 흔한, “NO”를 “YES”로 받아 들이는 캐릭터다. 모든 여자들이 다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오영곤은 홍설에게 호감이 생기지만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자 돌연 스토커로 변한다. 오영곤 부류의 특징은 이성의 작은 행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동성의 행동을 보고는 자기 페이스대로 몇 발짝 앞서 해석한다. 자기애가 너무나 강한 오영곤에게는 홍설을 좋아하는 마음 보다는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처럼 보인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모든 여자가 자신을 좋아하는데, 홍설만 아니라니 용납할 수 있을 리 없다.
원작에서는 유정의 가식을 가장 먼저 알아 보고 이를 폭로하다가 따돌림을 당하는 인물이다. 당시 유정과 사이가 좋지 않던 홍설이 오영곤을 위로하는데, 그때부터 그는 홍설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홍설의 집 앞에서 불이 켜지는 것을 보며 층수를 확인하는 집착남 오영곤의 입에서 “튕기는 것도 작작 하라”는 말이 나오면 로맨틱 코미디도 호러로 변할 지경이다. 권은택이 자신에게 농구공을 던졌다는 이유 만으로 을 홍설을 좋아하는 것으로 오해, 괴롭힘을 서슴치 않는다. 홍설의 남자친구가 되는 유정에게도 마수를 뻗쳐 보지만 능력 부족으로 실패한다.
한편 ‘치인트’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치인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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