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 유아인의 흑화, 이 날만을 기다렸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1.13 09: 05

"이제 애가 아니니까요."
유아인의 결연한 표정 속 이 한 마디가 안방의 짜릿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예고에 등장한 단 한 장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유아인. 그의 변화가 시작됐다.
유아인은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인 태종 이방원을 연기하고 있다. 이 이방원은 드라마 속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데, 현재 그는 조선 건국의 중심에 서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말처럼,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방원은 스승 정몽주(김의성 분)와 정도전(김명민 분)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특히 이방원과 정몽주의 하여가와 단심가는 '육룡이 나르샤'의 애청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장면 중 하나다. 이는 유아인이 보여줄 '킬방원'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이방원이 변화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30회 방송 말미 이방원이 초영(윤손하 분)을 잡은 뒤 정도전과 정몽주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방원은 정몽주와 함께하기를 원하는 정도전의 뜻을 믿어보겠노라 마음 먹은 상태. 하지만 정도전과 정몽주가 꿈꾸는 개혁 속 왕은 이방원의 생각과는 완전히 달랐다. 사유재산을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하와 독대도 할 수 없는 공적인 존재라는 것. 특히나 모든 왕족과 종친은 어떤 경우에도 정치에 참여할 수 없도록 모든 권력과 힘을 빼앗고 아무것도 못하게 할 것이라는 정도전의 말은 이방원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
세상 사람들을 웃게 하기 위해, 자기 사람들의 꿈을 지키기 위한 정치를 하고자 했던 이방원에게 정도전의 개혁은 배신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하륜(조희봉 분)의 말대로 이방원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을 견딜 수 없는 인물. 이에 이방원은 헛웃음을 짓더니 이내 표정을 굳히고는 변화될 날을 예고했다. 유아인은 짧은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방원이 느꼈을 감정들을 섬세하면서도 유연하게, 또 아주 적절하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미세하게 변화되는 표정만으로, 또 토해내듯 내뱉는 탄식 하나만으로도 이방원이 받은 충격과 배신감을 느낄 수 있게 한 것.
그리고 이어 공개된 예고편에서 이방원은 정도전과 함께 신조선을 꿈꿨던 동굴 안을 둘러보더니 '내 자리가 없다? 여긴 온통 내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속말을 하며 야욕을 드러냈다. 또한 상투를 틀고는 "보기 좋다"고 하는 정도전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이제 애가 아니니까요'라고 했다.
게다가 자신들이 원하는 왕을 세워 권력을 잡으려 하는 무명의 조직원 초영은 이방원을 새로운 칼로 삼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는 등 조선 건국을 앞두고 이방원을 중심으로 더욱 휘몰아칠 세력 다툼을 기대케 만들었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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