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군인 신본기, 104명의 아빠가 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6.01.13 15: 09

군 복무 신본기, 휴가 쪼개 봉사활동
'도박 파문' 한국야구에 작은 물결
이번 겨울 한국 프로야구는 또 한 번 아픔을 겪었다.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들이 해외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들을 꾸짖는 야구인도 있고, "선배들이 잘못 가르친 탓"이라고 자책하는 야구인도 있다. 야구 인기는 계속해서 높아지지만, 팬들에게 실망을 주는 '탈선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기부천사' 군인 신본기, 104명의 아빠가 되다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는 법이다. 많은 연봉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마음 만큼은 누구보다 넉넉한 선수가 있으니 바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신본기(27)다. 
평소 신본기는 연봉을 쪼개 기부활동을 해 왔다. 롯데 입단 동기인 김성호와 함께 모교 동아대에 계약금과 제빙기 등 장비를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기부활동을 했다. 2013년 모교 동아대에 500만원을 쾌척했고, 올스타 번트왕 상금 200만원은 모두 부산 감천초등학교 후배들에게 전해졌다.
신본기가 마리아꿈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팬클럽 덕분이다. 신본기 팬클럽 '우리본기'는 2013년부터 부산 암남동에 위치한 '마리아꿈터'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신본기도 함께 하면서 마리아꿈터를 찾기 시작했다.
재단법인 마리아꿈터는 지난 1985년 세워진 아동 양육시설이다. 0세부터 18세까지 시설에 있으며, 사정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살기 힘든 아이들이 꿈을 키워하는 곳이다. 마리아꿈터 최명희 사무국장은 "지금은 104명이 함께 생활한다. 수녀님이 운영하시는 곳이라, 아이들도 수녀님을 '어머니'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신본기는 군 입대 후에도 선행을 멈추지 않았다. 현재 경찰청에서 복무 중인 신본기는 휴가 때에도 마리아꿈터를 찾아 '친구들'을 만났다. 최명희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팬클럽과 함께 와서 자발적 봉사를 하셨는데, 아이들이 예뻤는지 개별적으로 오신다"면서 "남자아이 봉사를 오시는데, 아빠가 안 계시는 아이들이라 활동적인 놀이가 부족한데 주로 몸으로 놀아 주신다"고 귀띔했다. 
그리고 인연은 원외까지 이어졌다. 최명희 사무국장은 "밖에서 아이들과 외식도 하고 많이 도와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데, 휴가 중에도 나와서 활동 하신다.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에도 오셨다"고 말했다.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만 하는 게 아니다. 마음이 넉넉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다. 신본기의 입대 직전 연봉은 5000만원, 프로야구 1군 선수로는 많은 액수가 아니다. 그래도 그는 꾸준히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아는 진짜 부자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