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은 역사가 스포일러가 되고, ‘치인트’는 원작 웹툰이 스포일러가 된다. 하지만 스포일러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원작에서 짜증을 유발했던 인물이나 에피소드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는 작품으로, 달콤한 미소 뒤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 스펙남과 유일하게 그의 본모습을 꿰뚫어본 비범한 여대생의 숨 막히는 로맨스릴러를 그린다.
특히 원작에서는 주인공 홍설(김고은 분)을 괴롭히는 일당과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함을 자아내는 에피소드가 그려진 바 있어, 이 내용이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또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보는 이들의 뒷목을 잡게 하는 예고 다섯 개를 꼽아봤다.
# 공공의 적, 김상철
약한 자에게 강하고, 강한 자에게 약한 전형적인 ‘찌질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정에게는 일찌감치 지고 들어간 지 오래지만, 홍설에게는 학번을 내세워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부탁하기에 바쁘다. 특히 드라마에서도 이미 그려진 조별과제 에피소드처럼 늘 후배들의 등골을 빼먹는 만행으로 과내에서는 유명한 진상이다.
또한 후반에 그려질 ‘족보 사건’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로, 그의 ‘발암 행각’은 극이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발암의 끝판왕, 오영곤
오영곤이 6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는 예고에 원작을 본 이들은 벌써부터 걱정에 휩싸였다. 그는 홍설을 위기에 처하게 만드는 주요 인물이자, 짝사랑에서 스토킹으로 변질된 감정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이기 때문.
자신을 자꾸만 거절하는 홍설에 마음이 상한 오영곤은 홍설이 은택과 사귄다는 루머를 과내에 퍼뜨리고, 복수를 목적으로 다영과 교제를 시작하며 교내 홈페이지에 유정과 홍설에 대해 좋지 않은 글을 게재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 홍설이 되고픈 평범함의 극치, 손민수
드라마가 4회까지 진행된 현재, 손민수는 그저 소심하고 순진한 조별과제 팀원으로 그려졌지만 원작대로라면 아직 풀어나갈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늘 당당하고 야무진 홍설에 대한 묘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던 손민수가 어느 순간부터 홍설의 패션은 물론, 유정과의 커플 휴대폰 고리까지 따라하며 ‘카피캣’으로 거듭난다.
뿐만 아니라 홍설의 남동생인 홍준을 자신의 남자친구인 척 소문을 내고, 홍설의 레포트를 그대로 베껴서 자신이 한 척 하는 등 김상철, 오영곤과 더불어 짜증 유발 3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 듣도 보도 못한 악녀, 백인하
백인하 역시 아직까지 그다지 비중이 크게 그려지지 않고 있지만, 유정과 백인호의 관계가 점차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그 역시 존재감을 발휘할 예정이다. 여타 드라마에서 그려진 바 있는 악녀들을 예상한다면, 그건 착각이다.
머리를 굴리기보다 행동파로 남자에게도 폭력을 서슴지 않는 막무가내로,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더불어 짝사랑하는 유정과 홍설의 교제 사실을 알고 이들의 학교에 잠입, 학생인 척 수업도 듣는 예측불가 행동으로 늘 불안감을 조성한다.
# 현실적이라 더 무서운, 족보 사건
원작인 웹툰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인 사건. ‘치인트’ 전개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용이자 유정과 홍설이 비슷한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유정이 졸업 시험에 필요한 족보를 홍설에게 넘기면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그 어느 캠퍼스물보다 현실적인 캠퍼스 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라 무서울 정도. / jsy901104@osen.co.kr
[사진] tvN 화면 캡처 및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