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이 키운, 적어도 10년 책임질 배우 7인 [아듀 응팔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16 07: 03

올 겨울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16일 우리 곁을 떠난다. 20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쌍문동 골목길을 배경으로 따듯한 가족애와 설레는 사랑, 뭉클한 우정을 다루며 가히 ‘응답하라 1988’ 열풍을 만들었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그동안의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샛별을 발굴해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다. 특히 쌍문동 골목길에서 살고 나란히 쌍문고, 쌍문여고를 나온 친구들을 연기한 배우 7인방은 향후 10년 이상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누빌 배우들로 여겨지고 있다.
# 혜리, 아잉 애교보다 강했던 반전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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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는 이번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인 성덕선을 연기했다. 이 드라마가 주연과 조연을 가릴 것 없이 등장인물들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며 부각됐지만 그래도 ‘응답하라’ 시리즈의 핵심인 남편 찾기 중심에 있는 배우는 혜리였다. 걸스데이 멤버로 데뷔한 혜리는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의 여군 특집에서 씩씩하게 훈련을 받고 교관에게 “아잉”이라는 애교를 펼치며 인기를 끌었다. 데뷔 후 몇차례 연기 도전에서 다소 아쉬운 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첫 방송에서 둘째딸의 서러움을 실감나게 연기한 그는 발랄하면서도 선한 덕선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한 선머슴 같으면서도 귀여운 매력으로 삼각관계의 주인공이자 누군가의 첫사랑인 듯한 캐릭터와의 뛰어난 정확도를 보여줬다.
# 류혜영, 연기력은 기본...대중성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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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계 전도연으로 불렸던 류혜영은 ‘잉투기’, ‘나의 독재자’ 등에 출연하며 자신의 인지도를 조금씩 조금씩 높였다. 워낙 연기력이야 이미 스크린에서 증명됐던 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대중성을 확 끌어올렸다. 성덕선의 언니인 성보라를 연기했다. 초반 보라의 더러운 성격을 실감나게 연기했던 그는 중반 이후 반전 로맨스의 주인공이 됐다. 덕선의 친구인 김선우(고경표 분)와 비밀 연애를 하며 여성스러운 매력까지 드러냈다. 의젓한 맏딸이지만 선우 앞에서는 천상여자인 보라의 이중적인 매력은 툭툭 내던지는 듯 보이나 감정이 뚝뚝 묻어나는 섬세한 연기를 하는 류혜영을 거쳐 잘 표현됐다.
# 확 떴다, 류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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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은 대중에게 친숙한 이름과 얼굴이 아니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류준열이 누구냐는 반응이 더 많았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삼각관계의 한 축인 김정환을 연기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줄고 등장했던 무심한 듯 보이나 따뜻한 마음씨가 있는 남자의 전형을 연기하면서도 류준열만의 순수한 매력을 더했다.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자만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그가 연기하는 김정환은 멋들어짐이 넘쳤다. 매력 뿐만 아니라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중반 이후 첫 사랑을 표현 못하고 갈등하는 김정환의 안타까운 속내를 시청자들에게 훌륭히 전달했다.
# 키우고 싶은 남자, 박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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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과 함께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라당 빼앗은 남자다. 부드럽게 잘생긴 ‘밀크남’의 전형인 그는 다소 여리여리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매력의 소유자. 허나 이 드라마에서 은근히 박력 있는 최택을 연기하며 남성적인 매력까지 확 드러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는 돌진하는 택이의 매력은 박보검의 잠재적인 섹시미가 더해지며 안방극장에 첫 사랑 주의보를 내렸다. 귀여운 듯 보이나 은근히 남성적인 박보검. 그는 ‘각시탈’, ‘참 좋은 시절’, ‘내일도 칸타빌레’, ‘너를 기억해’ 등 데뷔 후 꾸준히 연기를 해온 까닭에 탄탄한 연기 내공까지 갖추고 있다.
# 안재홍, 독립영화계 송강호는 역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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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남자가 로맨스로 설레게 할 줄 알았을까. 안재홍은 ‘응답하라 1988’에서 반전에 반전을 만든 남자다. 초반 김정환의 독특한 형 김정봉으로 웃음기가 넘쳤던 안재홍. 코믹한 의상과 행동, 표정은 단순히 감초로만 여겨졌다. 허나 중반 이후 장미옥(이민지 분)과 풋풋한 로맨스를 펼치며 ‘사이다 로맨스’의 주인공이 됐다. 덕선을 사랑하는 두 남자 김정환, 최택이 모두 고백을 못 하는 가운데 박력 있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순정을 다하는 이 남자는 시청자들의 광대를 올라가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아팠던 정봉의 안타까운 사연으로 시청자들을 울리더니만, 예상 못한 로맨스로 정봉이를 보며 설렐 줄 몰랐다는 반전을 이끌었다. 독립영화계 송강호는 달리 붙은 별명이 아니었다.
# 고경표, 이번에는 묻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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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는 희한하게 뜨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던 배우였다. 스타 탄실의 장인 KBS 주말드라마와 학교 시리즈, tvN 꽃미남 시리즈, 김병욱 감독의 시트콤 ‘감자별’까지 출연했지만 주목을 받진 못했다. 언제나 작품이 잘 되지 않거나, 아니면 작품만 잘 되는 일이 벌어졌다. 안정적인 연기와 잘생긴 외모에 비해 운이 좋지 못하다는 시선이 있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김선우를 연기하며 엄마 김선영(김선영 분)에게는 착한 아들이자 연인 보라에게는 든든한 남자친구로 가족애와 로맨스 모두의 이야기에 걸쳐 있었다. 순수하면서도 저돌적인 매력의 선우, 그런 선우를 생동감 있게 연기한 고경표는 이번에는 묻히지 않았다.
# 들리니? 이동휘의 매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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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는 류동룡을 연기하며 드라마 곳곳을 누볐다. 장난기 가득한 동룡이는 친구들이 곤경에 빠져 있을 때 명쾌한 답을 내는 해결사 같은 존재. 언제나 장난스러운 듯 보이나 진중한 면모를 숨기고 있는 동룡이는 ‘응답하라 1988’ 시청자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었다. 데뷔 후 감초 연기로 주목을 받았던 이동휘는 로맨스가 집중되는 중반 이후에도 동룡이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성화에 분량이 꼬박꼬박 있었다. 러브라인과는 동떨어져 있었지만 한 번 등장할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은 배우였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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