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더군다나 아이돌 간의 공개 연애라면 이들처럼만 하길 바란다. 연초부터 열애 사실을 밝히며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하니와 김준수가 다시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금은 떨리지만, 솔직했던 이들의 연애 스토리는 오히려 호감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심(心)스틸러’ 특집으로 김숙, EXID 하니, 곽시양, 황제성이 출연했다. 이날의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한 수순으로 하니에게 집중됐다. 열애 사실 공개 이후 첫 공식석상이었기 때문.
평소에도 짓궂기로 명성이 자자한 4MC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하니에게 ‘떡밥’을 던지기 시작했다. 윤종신은 하니를 소개하며 “준수한 외모, 준수한 성격을 갖췄다”라고 말했고, 김구라는 가감 없이 김준수의 이름을 부르며 돌직구를 던졌다.
이에 하니는 긴장한 듯 덜덜 떨면서도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기사가 난 뒤에 소속사에서는 (김준수에 대해) 언급 안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 근데 6일에 ‘라디오스타’ 촬영한다는 얘기도 기사로 나온 상황에서 아무런 얘기 안 하는 건 팬들에게도 아닌 것 같았다”며 솔직함을 택했다. 또한 하니는 김준수 역시 “‘라디오스타’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나왔을 때 호감 이미지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라 다른 프로그램보다 먼저 나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이후 공개 연인 김준수에 대한 질문에도 거절하거나 꺼려하는 모습 없이 솔직하게 답했다. 먼저 첫 만남에 대해서는 “‘드림팀’에서 함께 촬영했던 이두희 오빠가 소개시켜줬다. 그 분이 제 동영상을 보는 걸 들켰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물론 EXID가 한창 빛을 보고 있을 시기에 연애를 시작한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았다. 하니는 “작년에 EXID가 활동을 많이 했다. 그게 감사했지만 겁도 많이 났고 혼란스러웠다. 내가 잘 해야 우리 멤버들한테도 기회가 간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그 때 그 분이 따뜻한 말들, 조언들을 많이 해줬다. 아직은 개인의 행복을 쫒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연애를 막 시작한 소녀 같은 사랑스러움을 감출 수는 없었다. 하니는 김준수가 패션 테러리스트냐고 묻는 MC들의 질문에 “제 눈에는 멋있어 보인다. 패션 감각 마음에 든다”라고 답하거나, 첫 인상에 대해 “정말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 처음 봤다”고 설명하는 모습으로 애정을 고백했다.
또한 공개 열애 전에는 잘하던 영화 ‘맨발의 기봉이’ 속 신현준의 쌈 싸먹는 성대모사도 이날만은 실패했다. 한 번도 이 모습을 보지 못한 남자친구가 방송을 통해 볼까 걱정됐던 것. 하니는 “언제부터 이게 힘들어졌냐”라고 나섰지만, 결국 2차 시도에도 실패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하니는 “저 때문에 속상했을 분들께 죄송하고 얘기하고 싶었다. 멤버들 주변 사람들이 열심히 일궈둔 것이 수포로 돌아갈까 봐 겁나지만, 더 열심히 살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라고 팬들과 주변인들을 향한 진심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사랑에 빠진 이들 특유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팬들과 EXID 멤버들에 대한 미안함을 잊지 않고 표현해주는 하니와 그의 곁에서 모든 것을 격려했을 김준수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응원할 수밖에 없는 설득력을 발휘했다. 아이돌의 공개 연애, 이 정도면 사심 없이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지 않을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